[촛불의 탄핵]朴대통령 직무정지
주요 외신, 탄핵안 통과 긴급속보… 美-中언론 “사드배치 변수 생겨”
블룸버그 “英-美 휩쓴 분노, 한국 상륙”
해외의 주요 언론들은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긴급 속보를 내보냈다.
AP통신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충격적으로 추락했다”며 “박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가 무거워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부결시키기 어려워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987년에는 폭력 시위를 통해 군부 독재를 끌어내렸지만 이번에는 평화 시위로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더 성숙했다”고 평가했다. 또 “(박 대통령 하야가 아닌) 탄핵안이 헌재로 넘어가면서 새누리당은 차기 대선을 준비할 시간을 벌게 됐다”고 분석했다.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며 안보정책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정권 이양기와 이번 탄핵 사건이 맞물려 대북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NYT는 “차기 대선에서 진보적인 인사가 당선될 경우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는 곤란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당장 19,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는 불투명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지난해 말 도출된 한일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나 지난달 23일 체결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의 진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 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뿐만 아니라 GSOMIA, 위안부 문제도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미국, 이탈리아에 이어 기득권에 대한 대중의 거센 저항이 한국에 상륙했다”며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는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뿐만 아니라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가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의회 개혁을 위한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 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실각에서 확인됐던 기득권에 대한 저항이 박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도 크게 반영됐다며 “특히 한국인들은 정경유착을 통해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청년실업이 악화됐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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