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견제’에… 中 “35조원 칩공장 건립” 맞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트럼프 시대 개막]미중 통상분쟁 ‘반도체 대전’ 예고
美 로스 상무장관 인준 청문회서 “中 반도체 투자증가 우려” 나오자
中, 다음날 대규모 투자계획 밝혀… 매케인 “中, 한국사드 보복은 위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윌버 로스 상무장관 후보자가 18일(현지 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의 반도체 투자 증가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다음 날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칭화유니그룹이 300억 달러(약 35조 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부터 미중 간 통상 분쟁이 불붙는 가운데 ‘반도체 대전(大戰)’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칭화(淸華)대 산학협동의 국유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19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에 300억 달러를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칩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3차원(3D) 낸드플래시와 D램 플래시칩용 웨이퍼를 매달 10만 장가량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은 2014년 16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최근 반도체산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3월에도 우한(武漢)에 240억 달러 규모의 메모리칩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현재 자국 반도체 시장에서 10% 안팎인 국내 업체의 점유율을 10년 내에 70%로 높일 계획이다.

 퇴임하는 브루스 앤드루스 상무부 부장관은 “중국 반도체 산업 투자 확대는 철강과 태양에너지 산업과 비슷하게 미국 산업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 속에 미국은 2015년 칭화유니그룹의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지분 매입 시도를 ‘안보 전략적 이유’를 들어 불허했다. 지난해에는 독일 반도체업체 아익스트론의 미국 사업장 인수도 저지했다.

 중국 언론은 트럼프 취임 직전까지도 대중 통상전쟁 가능성을 공격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0일 게재한 ‘오늘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이라는 사설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자리에 오르는 트럼프는 세계 질서를 무너뜨려 인류에게 재난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과는 달라져 건설적 측면을 보여주기를 세계는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19일 ‘중국의 한국 괴롭히기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7일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이 북핵 위협에 맞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추진한다는 이유로 경제적 보복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드는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을 돕고 방조했기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트럼프#중국#d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