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 덩크’ 김현민… 김종규도 안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03시 00분


삼성 크레익이 덩크슛 콘테스트 결선에서 공 두 개를 한 번에 림에 집어넣는 묘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는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는 기술을 선보여 외국인 선수 덩크슛 왕이 됐다. 부산=뉴시스
삼성 크레익이 덩크슛 콘테스트 결선에서 공 두 개를 한 번에 림에 집어넣는 묘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는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는 기술을 선보여 외국인 선수 덩크슛 왕이 됐다. 부산=뉴시스
 117kg의 육중한 체구를 지닌 마이클 크레익(삼성·188cm)이 펄쩍 뛰어올라 유연하게 덩크슛을 성공시킨 뒤 ‘쿵’ 하고 코트에 착지하자 관중석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크레익이 어설픈 동작으로 난도 높은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실수를 저지르자 관중 사이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이번 시즌 ‘크끼리’(크레익과 코끼리를 합친 말)로 불리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크레익은 2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도 화끈한 팬 서비스를 선보이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크레익은 정규시즌에서는 덩크슛과 ‘악연’이 있었다. 대학 시절 미식축구와 농구를 병행한 그는 강력한 힘을 앞세워 골대를 부술 듯한 기세로 덩크슛을 성공시켜 팬들을 열광시키지만 성공률(70%)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정규시즌 경기에서 덩크슛에 실패한 후 시무룩한 표정을 짓던 그는 팀 동료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위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크레익은 승패를 떠나 팬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주는 것이 중요한 올스타전에서는 원 없이 덩크슛을 시도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주니어 올스타로 출전해 덩크슛 3개를 성공시킨 그는 올스타전의 ‘백미’인 덩크슛 콘테스트 결선에서는 공중에 떠오른 뒤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 림에 내리꽂는 화려한 기술을 선보여 우승(상금 200만 원)을 차지했다. 2쿼터 작전타임 때는 래퍼로 변신해 댄스파티를 주도했던 크레익은 “아직도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덩크슛 기술이 몇 개 더 있는데…”라며 넘치는 끼를 과시했다.

김현민이 22일 소속팀 kt의 안방인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안대로 두 눈을 가린 채 투 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 덩크로 심사위원 5명으로부터 모두 10점을 받은 김현민은 김종규(LG)를 제치고 5년만에 다시 국내선수 덩크슛 왕에 올랐다. 부산=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김현민이 22일 소속팀 kt의 안방인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안대로 두 눈을 가린 채 투 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 덩크로 심사위원 5명으로부터 모두 10점을 받은 김현민은 김종규(LG)를 제치고 5년만에 다시 국내선수 덩크슛 왕에 올랐다. 부산=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김현민 선수
김현민 선수
 국내 선수 부문 결선에서는 김현민(kt)이 지난해 덩크슛 왕 김종규(LG)를 제치고 5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그는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음악에 맞춰 덩크슛을 성공시킨 뒤 모형 칼을 들고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한 그는 안대로 눈을 가리고 투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키는 묘기를 선보였다. 김현민은 “우리 팀 안방에서 경기가 열렸기 때문에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참가했다”면서 “다음부터는 덩크슛 콘테스트가 아니라 올스타로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단신 덩크슛 왕을 노렸던 KGC 키퍼 사익스(178cm)는 예선 탈락했다. 3점슛 콘테스트(상금 200만 원)에서는 전준범(모비스)이 우승했다.

 한편 주니어와 시니어로 나뉘어 치러진 올스타전 경기에서는 시니어 팀이 150-126으로 승리했다. 29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시니어 팀의 오세근(KGC)은 기자단 투표 75표 중 54표를 획득해 최우수선수(MVP·상금 500만 원)에 올랐다.
 
부산=정윤철 trigger@donga.com·임보미 기자
#크레익#김현민#김종규#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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