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가를 3대 변수… 정권교체 프레임, 단일화, 탄핵심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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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주요 주자 캠프에 물어보니

 
설 연휴가 지나면서 대선 레이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월부터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 일정이 시작되고 정치세력 간 합종연횡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30일 주요 대선 주자 캠프에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3대 변수를 꼽아 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엔 설 연휴 기간 확인한 민심과 자신들의 주요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 캠프가 꼽은 변수들은 △정권교체 프레임의 영향력 △각종 연대 시나리오의 성사 여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시 구속 여부 등으로 압축된다. 각 캠프가 이 변수들에 ‘맞춤형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 조기 대선 프레임은 “바꿔”

 최순실 국정 농단 및 박 대통령 탄핵 사태는 조기 대선 정국의 출발점이다. 야권의 ‘정권교체’ 프레임이 현 시점에선 민심을 파고드는 가장 강력한 투표 동인(動因)이라는 의미다. 정권교체 프레임이 부각될수록 야권의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할 수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 정권교체를 이뤄낼 확실한 후보를 밀어주자는 심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다른 야권 주자들은 ‘어떤 정권교체냐’가 중요하다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측은 “정권교체 열망으로 인해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돼 있지만 정권교체 자체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더 좋은 정권교체’ 프레임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도 “분풀이하려는 정권교체로는 국민이 명령하는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권교체 프레임은 보수 진영 주자들에겐 극복 대상 1호다. ‘정치교체’를 내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은 “문 전 대표가 내세우는 정권교체는 결국 친박(친박근혜)에서 친문(친문재인)으로의 패권교체일 뿐”이라며 “이번 대선은 패권 대 비패권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단순히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며 ‘인물론’을 내세웠다.

○ ‘비문 빅텐트’ 성사 여부

  ‘여야 연정’ ‘보수 단일화’ ‘야권 공동정부’….

 제3지대에 주자들이 난립하고, 여야를 넘나드는 각종 합종연횡 구상이 무성한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으로 양분돼 충돌해 온 역대 대선과는 다소 다른 양상인 셈이다. 그런 만큼 어느 세력들이 어떤 범위로 손을 잡을지에 따라 대선 판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현재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야권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의 ‘반문재인(반문)’ 정서다. 문 전 대표 측은 “‘제3지대론’ ‘빅텐트론’ 등의 성사 도구로 ‘반문 정서’가 활용되고 있다”며 “비문 진영이 모두 결합하는 빅텐트의 성사 여부가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모두 참여하는 야권 후보 단일화 주장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측은 “야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며 야권 공동정부 구성과 대선 결선투표 도입을 주장했다.

 역대 대선에선 주로 야권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유 의원은 “설 민심을 들어보니 그간 보수 정당을 지지했던 분들의 대선 패배에 대한 위기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며 “문 전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보수 후보로 단일화 노력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 측은 “‘반기문 대 문재인’의 확고한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하게 되면 보수 대통합을 넘어 중도 진영까지 포괄하는 빅텐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탄핵심판 이후 민심은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내린 뒤 민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도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의 사법 처리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았다. 김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이 구속되면 보수층의 동정심을 유발해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 유리한 현재의 대선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부동층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건이다. 반 전 총장 측은 “현재 부동층은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많다”며 “중도, 보수 성향 부동층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대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측도 “헌재 결정 전까지는 ‘정권 심판론’이 압도해 야권 주자가 득세할 수밖에 없지만 결정 이후 여론은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탄핵심판 이후 중위권 주자들에게 반전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 지사 측은 “대한민국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세대교체, 시대교체 요구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시장 측은 “촛불 정국을 거치며 국민은 집단 지성체로 진화했다”며 “누가 국민의 뜻을 빠르게 파악하고 행동으로 옮기느냐가 대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박성진 기자
#대선#정권교체#대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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