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일 “저와 뜻을 같이하겠다고 먼저 입장을 표명한 분들이 나중에 전부 다 보면…(진심이 아니었다)”이라며 “(대선 완주로) 가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새누리당이 분열됐고 국민의 지탄을 받아 그 다음 초이스(선택)가 별로 없었다”라며 “그래서 뜻을 같이하는 중립적이고 개혁 성향을 가진 분과 힘을 합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시간, 2시간 만나고 나오면 별로 손에 잡히는 게 없고 그분들 생각이 상당히 복잡하다”라며 “담백한 심정으로 협조를 구했지만 그런 것이 우리 현실에서 이해가 잘 안 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날 예방했던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수인사도 끝나기 전에 앉자마자 보수, 진보를 물어 당황했다”라며 “진보적 보수주의라는 주장이 논란을 일으킨 이유를 알 수 없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은 전체 국민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반 전 총장 측 이상일 전 의원은 “몇몇 유력하고 유명한 정치인의 말과 태도는 반 전 총장을 만났을 때와 밖에 나와 언론을 통해 얘기했을 때 판이했다”라며 “그들은 자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반 전 총장에게 모멸감을 주는 말을 서슴없이 뱉었다”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중식당에서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 캠프 관계자들과 해단식을 겸한 오찬을 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식사를 마친 뒤에도 “(정치인들이) 정치라는 것을 아주 배타적인 지역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라며 “참정권의 범위를 소위 말하는 정치꾼들한테만 맡겨 놓으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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