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리즈번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던 한국인이 경유지인 하와이에서 미국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슬람 7개국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불똥이 한국인에게도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브리즈번의 농장에서 일하는 김모 씨(27)는 지인이 거주하는 뉴욕으로 가기 위해 2일 미국행 항공편에 탑승해 경유지인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4시간 가까운 심사 과정에서 미국 입국 거부 판정을 받아 연방 구치소에 갇혔고, 3일 인천행 항공편으로 추방됐다. 이 과정에서 한때 수갑이 채워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8일 주호놀룰루 총영사관에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항의했다.
당시 김 씨는 미국에 최장 90일간 합법 체류를 허가하는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여행 중이었다. 외교 당국은 합법적인 미국 입국 자격을 갖춘 김 씨가 추방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면담을 요청하는 등 진상 조사에 나섰다. 영사관 측은 CBP가 김 씨에게 미국에서 불법 취업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그의 입국을 거부했으나 김 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