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국인들은 인간의 독창성, 시장 경제 시스템, 능력 있고 야심 찬 이민자들의 물결, 법의 지배를 결합해서 우리 선조들의 어떤 꿈도 능가하는 풍요를 낳았습니다. 240년 역사의 우리나라(미국) 성취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기적 같다(miraculous)’입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7·사진)은 25일 회사 주주들에게 보내는 A4용지 29쪽 분량의 연례 서한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특유의 낙관론을 다시 피력했다. 그는 “내 인생(87세)의 3배도 안 되는 240년 역사 동안 미국의 경제적 역동성이 이뤄낸 성취”를 기적에 비유하면서 “(주주) 여러분이 경제 전문가가 아니어도, 주위만 둘러봐도 우리 (경제)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 집 소유자가 7500만 명에 이르고, 2억6000만 대의 자동차가 굴러다니고, 고품질 제품 생산 공장들, 훌륭한 의료시설들, 인재로 가득 찬 대학들 등이 다 지금 미국의 풍경이란 설명이다.
그는 “물론 미국의 경제성장이 때때로 짧은 기간 방해받기도 하지만, 그 성장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늘(지금)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미 역사상 가장 운 좋은 세대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버핏 회장이 서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 ‘이민자들이 미국 번영의 원천’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버핏 회장은 “월스트리트의 자산관리인들이 받는 수수료가 너무 높다. 그들의 비싼 조언을 듣기 위해 투자자들은 최근 10년 동안 1000억 달러(약 113조 원)를 지불했다. 결국 엄청난 수익을 챙기는 쪽은 고객(투자자)이 아니라 자산관리인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버핏 회장이 크리스마스 연휴 때마다 머물며 연례 서한의 내용을 구상하는 캘리포니아의 해변 별장을 부동산 시장에 1100만 달러(약 125억 원)에 내놓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3층짜리 별장은 1971년 버핏 회장이 부인 수전(2004년 사망)을 위해 15만 달러(약 1억7100만 원)에 매입한 것인데 46년 만에 가격이 73배로 뛰었다. WSJ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구입한 별장인데도 인근이 개발되면서 가치가 폭등했다”고 전했다. 그야말로 돌도 황금으로 변화시키는 ‘미다스의 손’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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