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일 넘게 이어진 서울대 본관 점거 농성이 타협이 아닌 물리적 충돌로 끝나면서 학교와 학생 사이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은 16면으로 구성된 호외를 내고 1면 전면에 기사 대신 “전 주간 교수와 학교 당국의 편집권 침해에 항의해 1면을 백지로 발행한다”는 문구를 실었다. 1952년 창간한 대학신문이 1면 백지 발행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로 이루어진 기자단은 이날 낸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17일자 제작 및 편집 과정에서 주간 교수가 본관 점거 이슈의 비중을 줄이고 개교 70주년 이슈의 비중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문제 삼은 신문은 지난해 10월 10일 학생들의 본관 점거 직후와 개교 70주년인 15일 직후 첫 발행호였다. 기자단은 이 밖에 주간을 맡고 있는 임모 교수가 특정 기사 게재를 막는 등 편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대학신문에 참여하는 교수 측은 편집권을 침해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발행인인 성낙인 총장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편집권이 누구에게 귀속돼 있지 않아 편집권 침해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오히려 기자단이 임 교수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학내 인권 조사기구인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임 교수는 10일 학보사 주간직을 사임했다.
본관 점거를 해제한 학생들은 성 총장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13일 오후 5시 서울대 본관 앞에 모인 학생 1000여 명은 “성 총장은 더 이상 구성원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외쳤다. 온라인으로 진행 중인 성 총장 퇴진 서명에는 학부생 3000여 명, 대학원생·졸업생 800여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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