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 “세계화가 나쁘다며 고립으로 가는건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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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애플CEO ‘중국개발포럼’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공개 비판

“국가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폐쇄하면 국민에게 좋지 않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8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지지하면서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서 나타난 보호무역주의와 반세계화 흐름에 우려를 표시했다.

CNBC방송 등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에서 좀처럼 대중 연설을 하지 않았던 그는 이날 “세계화는 대체로 세계에 정말 좋은 것이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세계화가 나쁘다고 말하거나 세계화를 축소하는 건 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쿡 CEO의 이날 발언을 놓고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이 중국 정부가 마련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의도적으로 공개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개발포럼은 중국 고위 관료가 많이 참석하기 때문에 이 포럼에서 연설을 맡는다는 것은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포천은 “쿡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대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및 이민 정책에 대한 애플의 전체적인 태도를 확실히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민자 출신 엔지니어를 활발히 채용하고 있는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쿡 CEO는 “중국이 시장을 계속 열고 문호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해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중국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교묘한 보호무역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해왔다는 점에서 중국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은 최근 애플을 중국의 무역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촉발하면 중국 정부는 보잉부터 애플까지 일일이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은 중국 시장의 반감을 의식한 듯 17일 상하이(上海)와 쑤저우(蘇州)에 새로운 연구개발(R&D)센터 2곳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구시설 건립에 35억 위안(약 56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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