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마감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214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는 2012년 경선 선거인단(108만여 명)의 거의 두 배 규모다.
민주당 경선은 22일 현장 투표소 투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득표 레이스를 시작한다. 각 주자 캠프는 27일 첫 순회 경선이 열리는 호남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 “광주 결과가 곧 최종 결과로 이어질 듯”
당과 각 캠프에서는 “호남 경선이 최종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1차 선거인단(약 163만 명) 중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를 택한 유권자 150만여 명의 지역별 비중은 수도권·강원·제주(53%), 호남권(21%), 영남권(16%), 충청권(10%)의 순이다. 최종 선거인단 214만여 명의 지역별 비중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에 불과한 호남이 주목받는 것은 야권의 텃밭인 데다 경선 레이스의 첫 무대라는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도권의 표심이 호남 표심의 영향을 많이 받아온 경험도 자리하고 있다. 금태섭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호남 유권자들은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호남 승리는 곧 ‘본선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기 대선으로 순회 경선 횟수가 대폭 축소되면서 첫 무대인 호남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당 관계자는 “2012년에는 순회 경선이 10번이 넘었지만 이번에는 4차례에 불과해 바람몰이도 어렵고, 첫 라운드에서 휘청거리면 회복하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선 투표 성사 여부도 호남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만약 호남에서 절반 이상을 얻는 후보가 나온다면 ‘될 후보를 밀어주자’는 심리가 생겨 결선 투표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캠프별 호남 목표치…文 55%, 安 40%, 李 35%
호남 총력전에 일제히 나선 각 캠프는 각기 다른 목표치를 제시했다. 문재인 전 대표 캠프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확실한 정권교체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문 전 대표에게 호남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제 득표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에서 55%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 결선 투표 없이 곧바로 본선에 직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은 40%의 득표율이 목표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나란히 40%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20%를 얻을 것으로 본다. 안 지사 캠프 이철희 총괄실장은 “호남 밑바닥 민심이 안 지사 쪽으로 쏠리는 것이 확연히 체감되고 있다”며 “호남에서 1위 또는 근소한 격차의 2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시장 측은 35%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이 시장 캠프 정성호 총괄본부장은 “문 전 대표 45%, 이 시장 35%, 안 지사 25%의 구도가 될 것”이라며 “순회 경선이 끝나면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이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文-安, 계속된 토론 공방
이날 MBC 주관으로 열린 6차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네거티브 전략’을 두고 충돌했다. 최근 ‘전두환 표창장’과 ‘부산 대통령’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문 전 대표는 “우리가 정말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며 “네거티브를 하면 자기 자신부터 더럽혀지고 우리 (당) 전체의 힘이 약화된다”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문 전 대표 주변에서 돕는 분들도 네거티브를 엄청 한다. 문 전 대표 주변도 노력해 줘야 한다”고 응수했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을 겨냥한 것이다.
대연정 논란은 또 이어졌다. 문 전 대표는 “대화와 협력을 구하는 게 권력을 나누는 연정과 어떻게 같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시장도 “광주 학살 세력의 후예인 새누리당 잔당들과 손잡고 권력을 나누겠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너무 극단적으로 비교해서 공격하지 말라”며 “대연정과 협치를 강조하는 것인데 갑자기 학살 세력의 후예라고 상대를 규정하는 것도 문제”라고 응수했다. 문 전 대표는 공영방송 문제와 관련해 “MBC도 심하게 무너졌다”며 “국민들이 적폐 청산을 말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언론 적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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