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문재인-안철수 ‘적폐세력 지지’ 설전
“김진태 윤상현의원 안철수 지지 발언” “北이 촛불 좋게 말하면 친북되나”
《 13일 열린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5명의 후보는 주요 공약은 물론이고 네거티브까지 총동원해 불꽃 공방을 펼쳤다. 특히 이날은 과거 한 지붕 아래 있었던 후보들 간의 난타전이 이목을 끌었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 함께 있었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출신인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격하게 맞붙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고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보수 적통’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도덕성을 집중 겨냥해 강하게 비판했다. 》
이날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적폐 공방’은 중도 보수층으로 지지를 확장해 가던 안 후보를 향해 문 후보가 최근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문 후보는 일부 보수 진영의 안 후보 지지를 문제 삼았고,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이분법적 태도를 지적하며 맞받아쳤다. 또 “토론하면 문 후보를 10분 만에 제압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던 홍 후보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의혹을 놓고 문 후보와 거친 공방을 벌였다.
포문은 안 후보가 먼저 열었다. 안 후보는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 세력이라고 한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문 후보를 몰아붙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이 발언을 문제 삼아 “국민을 적폐 세력이라고 한 안 후보야말로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이어 “지금 국정 농단 적폐 세력이 누군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한 구(舊) 여권 정당들이 적폐 세력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토론은 2012년 11월 후보 단일화를 위해 토론한 이후 4년 5개월여 만이다. 물러섬 없는 설전은 계속됐다.
“적폐 세력이 저를 지지한다고 한 말은 문 후보가 한 말이다. 제가 한 말이 아니다. 지금 적반하장이다.”(안 후보)
“그분들이 (안 후보를) 지지하지 않나. 그 정당(자유한국당)의 김진태 윤상현 의원이 (안 후보) 지지 말씀도 하고, 자기들 힘만 갖고는 안 되니 안 후보 밀어주자고 하는 것 아니냐.”(문 후보)
“북한이 촛불 집회에 대해 우호적으로 발언하면 촛불 집회에 나온 일반 국민이 북한과 가깝나? 그건 말이 안 되는 궤변이다.”(안 후보)
안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다가 이번에는 문 후보를 돕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등에 대해 “문 후보가 손잡으면 전부 다 죄가 사해지고, 저는 지지를 받으면 적폐 세력이 되는 건가”라고 재차 공격했다.
홍 후보와 문 후보의 공방 역시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 불 뇌물 수수할 때 몰랐느냐”는 홍 후보의 공격에 문 후보는 “지금 노 전 대통령이 뇌물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냐. 그 말은 책임져야 한다”고 발끈했다.
이에 홍 후보는 “검찰이 발표한 것이다. 알았나, 몰랐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최순실은 밖에 있었고 어쩌다 청와대에 왔다 갔다 했다”며 “그런데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붙어 있었잖나”라고 추궁했다. 또 “붙어 있던 사람이 몰랐다면 면책이 되고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 몰랐다는데 지금 감옥 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후보는 “홍 후보는 검사 출신 아닌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유죄라고 구속했는데 무슨 말인가”라고 응수했다.
홍 후보는 ‘주적(主敵)’ ‘친북좌파’ 등 거친 표현까지 써 가며 문 후보를 공격했다. “지금 주적은 문 후보”라는 홍 후보의 표현에 문 후보는 “저는 뼛속까지 서민인데 왜 제가 주적이냐”고 따졌다. 이에 홍 후보는 “친북좌파이기 때문에”라며 “(문 후보가) 당선되면 제일 먼저 북한을 찾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주적”이라고 우겼다.
이에 문 후보가 “북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자 홍 후보는 잠시 침묵한 뒤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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