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17일 촛불집회가 열렸던 서울 광화문을 첫 유세 장소로 정했다. 이날 오전 8시 넥타이를 푼 연두색 셔츠 차림의 안 후보는 세종대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출근하는 직장인에게 아침 인사를 하며 유세를 시작했다. 대선 공식 로고송인 고 신해철 씨의 ‘그대에게’가 끝나자 안 후보는 “위대한 국민의 숨결이 가득한 이곳에서 19대 대선 선거운동을 시작한다”며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인지 선택해 달라”고 굵은 목소리로 외쳤다.
안 후보는 오전부터 서울, 전북 전주, 광주, 대전 등을 거치며 7개 일정을 소화하는 530km의 강행군을 이어 갔다. 1박 2일간 사람인(人) 동선으로 서울에서 호남으로 갔다가 대전에서 1박한 뒤 대구로 향하는 일정이다.
전주 전북대 앞 유세에선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과 전주 출신의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합류했다. 박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전북 인사를 차별했다. 특히 대북 송금 특검으로 우리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고 했다. 안 후보가 도착하자 일부 지지자는 “안철수, 안철수!”를 연호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약 400명이 우산을 쓴 채 연설을 들었고 취업 준비 서적을 들고 있던 대학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안 후보의 유세를 지켜봤다. 안 후보는 “제가 넘어졌을 때 손잡아 일으켜주신 것도 호남이다. 이제는 대통령을 만들 시간”이라며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전주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광주 광산구 자동차부품산업단지를 연달아 방문하며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에 최적화된 대선 주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전북에서 탄소섬유, 농·생명, 문화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키면 우리의 20년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양동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안 후보는 상인들의 손을 맞잡고 눈을 바라보며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상인들은 “워메 실물이 TV랑 똑같네”, “우리 식구가 다 좋아해”라고 했다. 한 떡집 아주머니는 안 후보 입에 떡을 넣어줬고 또 다른 상인은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거여”라고 했다.
안 후보는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갈가리 찢긴 계파정당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겠느냐”고 문 후보를 겨냥했다. 민주당 문 후보가 이날 대구 유세에서 “국회의원이 마흔 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 급조된 정당이 국정을 이끌 수 있겠느냐”고 비판한 것에 대한 응수였다.
오후 6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집중유세가 이어졌다. 안 후보는 이날 밤 대전에선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민전 경희대 국제캠퍼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정치 개혁을 주제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청년층에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담당기자(마크맨) 카카오톡 단체방에도 “이제 시작이다. 항상 감사드린다. 지금까지도 수고해주셨는데, 앞으로 남은 3주 체력관리 잘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안 후보 측은 이날 난임진료비 지원을 2배로 확대하고 현행 평균 출산 입원기간(2박 3일)을 3배인 7일로 확대하는 등의 임신출산지원정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논란을 겪으며 지지를 철회한 일부 20∼40대 여성의 마음을 잡기위한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