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배우자쪽도 들여다봤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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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강화도 목장 사위’… 장모 4만9000㎡ 땅 여전히 보유
안철수 ‘여수 양조장 사위’… 장인 여수로타리클럽 회장 지내
홍준표 ‘부안 수협조합장 사위’… 장인 “고시 합격? 장 지진다”

주요 대선 후보의 직계 가족 이야기는 ‘자의 반 타의 반’ 속속들이 공개된다. 하지만 후보 배우자의 본가(친정), 다시 말하면 후보의 처가(妻家) 이야기는 대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처가를 살펴봤다.

강화에서 목장 했던 문 후보 처가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63)의 본가는 인천 강화군 불은면이었다. 과거 문 후보도 이곳을 종종 찾았다. 1980년 5월 계엄 확대 조치 당시에는 문 후보가 장인(결혼은 1981년)이 운영하는 강화도 목장에 다녀오다 경찰에 체포된 일도 있다. 문 후보와 김 씨는 유세 등으로 이곳을 찾을 때마다 ‘인천의 사위’ ‘강화의 딸’이라고 표현했다.

올 1월 문 후보가 장모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낸 적이 있다. 그는 장모가 중증 치매로 고생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치매는 개인이나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모 이모 씨(81)는 고향 강화에 임야 등 약 4만9000m², 약 8억8000만 원(공시지가 기준)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26일 찾은 이 씨의 땅에는 방치된 축산시설과 무성한 잡초만 눈에 띄었다. 이 씨 측의 의뢰를 받고 20여 년간 이곳을 돌봤다는 A 씨(58·여)는 “10여 년 전까지 ‘나무 농장’을 하기도 했는데 그만둔 것 같다. 발길도 끊겼다”고 말했다.

강화도를 떠난 이 씨는 몇 번의 이사 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로 주소를 옮겼고 지난해 6월 이 아파트도 팔았다. 인근 주민들은 “이 씨가 이곳에 살 때 문 후보가 종종 찾아 왔다”며 “지금은 가족과 함께 지방에서 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처남인 김모 씨(61)는 광고 전단을 제작하는 A사와 조경업체인 P사를 운영 중이다. 두 업체 소재지는 현재 경기 성남시 수정구. 김 씨는 “강남구 개포동 등에 정식 사무실을 두고 일을 했지만 전단 의뢰가 별로 없어 사무실을 합쳤다”고 말했다.

교육열 남달랐던 안 후보 처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54)의 본가도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다. 김 교수의 부친은 전남 여수에서 30여 년간 양조장을 운영했다. 김 교수는 1남 3녀 중 둘째로 오빠와 여동생 둘이 있다. 현재 오빠와 첫째 여동생은 미국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과 김 교수의 모친은 미국 시민권자다.

교육열이 높았던 김 교수의 부모는 자녀들이 독서를 좋아할 수 있도록 어릴 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세계문학전집 등을 선물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빠와 함께 서울 친척집에서 지냈다. 안 후보 장인과 동업했던 조모 씨(70)에 따르면 김 교수의 부모는 자녀와 함께 아예 미국으로 가 2년 동안 머물기도 했다.

호남 지역 유세 때마다 ‘호남의 사위’라고 외치는 안 후보의 처가는 여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장인 김 씨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서울에서 운수업을 하다 1970년대 여수에 자리를 잡았다. 양조사업을 하며 번 돈으로 서울과 미국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의 교육비를 댔다. 여수로타리클럽 회장과 국제로타리클럽 3610지구 총재 등을 지낸 김 씨는 여수 지역사회에서 덕망이 높다. 그를 알았던 사람들은 “지나가는 어린 사람을 봐도 고개를 숙여 인사할 정도로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였다고 입을 모았다. 안 후보가 자신의 사위인 것도 말하지 않아 주변 사람들도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결혼 반대했던 홍 후보 처가

홍 후보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부인 이순삼 씨(62)를 만나 결혼했다. 결혼 전 홍 후보의 장인이 “그놈이 고시에 합격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말한 건 잘 알려진 이야기다. 홍 후보는 당시 전북 부안의 수협조합장이던 장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주소지를 부안 줄포면으로 옮기기도 했다. 하지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한참 동안 장인과의 사위가 서먹했다고 한다.

홍 후보의 처남 이모 씨(58)는 매형의 이름을 팔아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사기죄로 법정 구속됐던 이 씨는 27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홍 후보는 “구속된 처남은 문제 있는 애”라며 “처남과 연락한 지 10년도 넘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지영 jjy2011@donga.com·정동연 / 여수=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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