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는 30일 “초반의 불리를 딛고 급속히 따라붙어 이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 결집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좀 더 확실히 보수층의 표를 되찾아 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열린 ‘제2차 서울대첩’ 유세에 나섰다. TK와 PK(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홍 후보가 ‘홍풍(洪風)’의 수도권 확산을 시도한 것이다. “우리가 이긴다”고 말문을 연 홍 후보는 “지금 대구가 폭발을 했다. 부산이 디비졌다(‘뒤집히다’의 경상도 방언)”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전날 부산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데리고 끝까지 가야 한다. 호남의 표 90%가 (문 후보에게) 가버리면 우리가 어렵다”고 했다. 영남에서는 ‘보수 후보’인 자신에게 표를 몰아주고 호남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표가 분산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이번 대선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가 크게 완화된 상황에서 홍 후보가 득표를 위해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 후보는 ‘태극기 민심’에도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유세 도중 대선일을 ‘12월 9일’로 잘못 말한 것을 지지자들이 ‘5월 9일’이라고 하자 “12월 9일이라고 한 것은 저는 박근혜가 아직 대통령인 줄 알고 깜빡 잊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서 극도로 건강이 나쁘다고 한다”며 “병원으로 데려가서 구속집행정지를 해야 하는데 검찰이 문재인 눈치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공식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수용생활에 대해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정치권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살이 많이 빠졌다. 건강은 밖에서보다 좋아질 리는 없다”며 “대체로 좋지는 않은 편이고, 그냥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홍 후보는 거친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인천 부평구 문화의 거리 유세에서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에서 겁이 날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나를)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을 다 한다”고 했다. 전날 경남 김해 유세에서는 “(경남도지사 시절) 내 고향에 와서 좌파들에게 참 많이 당했다”며 “도둑놈의 ××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홍 후보의 유세에 함께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는 이날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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