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파 대부분 김무성계… 김무성은 당에 남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일 03시 00분


[선택 2017/대선 D-6]유승민측 “김무성, 탈당 방조한것 아닌가” 김무성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

2일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 12명은 대부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시절 김무성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과 가까운 이들이다. 그렇다 보니 유승민 대선 후보 측에선 “김 위원장이 이들의 탈당을 방조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석에서 “마지막까지 유 후보에게 보수 후보 단일화를 설득해 탈당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는 선대위원장 주재 원외위원장 간담회 직후엔 집단 탈당을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 “소쩍새 우는 사연(말 못 할 사연)이 다 있다”고 했다. 탈당 의원 대부분이 ‘김무성계’로 불린다는 지적에는 “무슨 김무성계냐. 자기가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탈당한 의원 중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위원장을 맡은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장을 맡은 김성태 의원, 김무성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를 지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김학용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김 위원장을 포함해 공동선대위원장인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병국 전 대표는 끝까지 당에 남아 대선을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 직후 오신환 대변인은 “남은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들 모두 힘을 모아 유 후보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없이 괴로운 이 시간조차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인고의 과정으로 삼겠다”며 “어렵고 더디고 외롭고 힘들지만 이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대선까지 김 위원장과 바른정당 잔류파가 힘을 모으기로 했지만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정당에 남은 의원 중 유 후보의 측근은 10명 안팎이다. 3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도 추가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바른정당의 한 축인 김 위원장은 측근 그룹을 모두 잃게 된다. 대선 이후 유 후보를 중심으로 바른정당 잔류파가 결집한다면 김 위원장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

일각에선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될 바른정당이 대선 이후 국민의당과 연대를 통해 ‘제3지대’를 구축한 뒤 차기 정부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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