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드리블’로 20%대 득표… ‘홍준표黨’으로 재편 나설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0일 03시 00분


[문재인 대통령 당선]뒷심 발휘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당한 격차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홍 후보는 “선거 결과를 수용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당한 격차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홍 후보는 “선거 결과를 수용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는 9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자택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내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박빙 승부를 기대했지만 크게 벌어진 득표율을 확인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 후보는 대권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향후 당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친박(친박근혜)계가 홍 후보와 각을 세우며 목소리를 더욱 키운다면 당이 내홍에 빠지면서 홍 후보도 곤경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홍 후보는 자택에서 나와 여의도 한국당 당사로 가서 당 지도부 및 당직자 등을 만났다. 담담한 표정으로 “고생했다”며 짧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대표실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홍 후보는 오후 10시 반경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를 인정했다. 일부 당직자 사이에선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의 소리가 들렸다.

대권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홍 후보의 ‘개인기’가 좌초 직전까지 몰렸던 당을 구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당 안팎에서 별 이견이 없다. “대선 후보를 내기도 어려울 것”이란 말까지 나왔던 한국당에서 홍 후보는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는 득표율 15%를 훌쩍 넘겼다.

이를 바탕으로 홍 후보는 한국당을 ‘홍준표당’으로 재편하려 나설 가능성이 크다. 홍 후보는 지난달 21일 “더 이상 추하게 당권에 매달리는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분위기만 조성되면 6, 7월경으로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홍 후보 측 핵심 인사는 “내부적으로 당권 도전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하는 것은 맞다”고 했다. 홍 후보가 직접 당 대표로 나서지 않더라도 ‘판짜기’를 주도하며 영향력을 키우려 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홍 후보를 뒷받침해줄 ‘세력’이 있느냐다. 홍 후보는 대선 도중 친박계를 끌어안았지만 아직 확실한 유대 관계는 형성하지 못한 상태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홍 후보가 워낙 ‘독고다이’(홀로 싸운다는 의미) 스타일이라 같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당분간 관망하며 다시 세력을 규합할 시간을 벌 것으로 보이지만 홍 후보와 친박계의 관계가 틀어지면 후폭풍이 몰아닥칠 수 있다.

일각에선 홍 후보가 6일 기습적으로 일괄 복당시킨 ‘바른정당 탈당파’가 뇌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후보 측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13명이 당내 기반이 약한 홍 후보를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친박계는 탈당파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며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맏형인 서청원 의원은 “벼룩도 낯짝이 있다”며 이들의 복당을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홍 후보의 복당 결정을 겨냥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이라며 선을 그었다.

친박계는 이미 분주하게 정치적 계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일단 당 대표 도전에 나설 친박계 후보로는 정 원내대표와 원유철 이주영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고, 황교안 국무총리 등 외부 인사 수혈도 검토 중이다. 비박(비박근혜) 진영에선 심재철 나경원 의원 등이 당권 도전에 대한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송찬욱 기자
#홍준표#한국당#득표#19대#대선#문재인#대통령#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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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17-05-10 07:17:45

    홍준표 김진태 황교안 한국당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정말 죽을 고생했다 이들은 영웅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이다 앞으로 할일은 서울 시장을 되찾는 것이다 지금 처럼 적극적으로 당과 국민 합작으로 임하라 홍준표와 한국당 정말 수고했다

  • 2017-05-10 06:28:55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나 그만들 싸우고 손을 합잡고 5년후에 정권을 잡을 생각과 작전을 짜라 나 한몸 보전할 생각들 말고 친박구박 쪼개지말고 대한민국 애국국민과 한국당을 지킨 홍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처라 그것이 박근혜를 살리는 길이다 더 이상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지마라

  • 2017-05-10 07:01:16

    5년 후 대한민국의 정권을 다시 가져올 작전만 짜라 더 이상 내분으로 인한 추한 꼴을 보이지 마라 싸울려면 한국당을 떠나라 한국당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고 하지마라 한국당은 대한민국 국민당이지 니네당이 아니다 국민은 홍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처진 강력한 한국당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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