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맡은 원칙주의자 뮬러 前국장
부시와 맞서 ‘불법도청 재인가’ 막아… 오바마 부탁으로 2년 더 재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지을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사진)는 연방수사국(FBI) 역사에서 전설로 꼽힌다. 2001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무려 12년간의 FBI 국장 재임 기간은 존 에드거 후버(48년 재임)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뮬러의 후임자가 최근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이다.
뮬러 특검은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 논리에만 집중하는 외골수이자, 강골(强骨) 수사관으로 유명하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임기 10년을 꽉 채운 그에게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연장을 부탁해 2년 더 근무했을 정도다. 2001년 상원 인준을 찬성 98, 반대 0표로 통과한 그는 2011년 임기 연장 투표 또한 찬성 100, 반대 0표로 ‘연속 퍼펙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여야에 적을 찾기 힘들다. 트럼프 정부가 그를 특검에 지목하자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최고의 진실함으로 공직에 봉사한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뮬러 특검은 이번에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코미 전 국장과도 친분이 깊다. 2004년 부시 행정부가 법원이 불법으로 규정한 ‘도청 재인가’를 추진하려 하자 코미 당시 법무장관 대행과 함께 동반 사퇴를 불사하며 도입을 막아낸 사례는 유명하다.
뮬러 특검은 FBI 퇴임 후 2014년부터 로펌 윌머헤일에서 일해 왔다. 이 로펌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뮬러 특검은 17일 성명을 통해 “(특검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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