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부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22일 밤(현지 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8세 초등학생 소녀를 포함한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23일 성명을 내고 “칼리프국가 병사가 군중 사이에 폭탄을 설치했다”며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폭발은 오후 10시 반경 미국의 유명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24)가 공연을 마친 직후 출입구 부근 매표소에서 일어났다.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을 노린 전형적인 ‘소프트 타깃’ 테러로 보인다. 5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5년 7월 런던 지하철 테러 이후 영국 내에서 일어난 최대 테러 사건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아이들과 청소년을 겨냥한 이번 테러는 정말 비겁한 짓”이라며 “학살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이 가장 몰리는 시간과 장소를 택해 출입구에서 폭발물을 터뜨렸다”며 치를 떨었다. 메이 총리는 이날 국가안보회의인 코브라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이언 홉킨스 맨체스터 경찰청장은 “용의자인 남성 1명이 사제 폭발물을 급조해 테러를 저질렀고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폭발과 함께 못이 퍼져 나가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전했다. 영국 경찰은 또 다른 용의자로 23세 남자를 체포해 범행의 배후를 조사 중이다. 총선(6월 8일)을 보름여 앞두고 영국이 또다시 테러에 무방비로 당하면서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과 노동당은 이날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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