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측은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민주당은 추미애 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청와대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과 전병헌 정무 수석 등이 참석 대상이었죠. 새 정부 들어 첫 고위급 회의이기도 했지만 국회에서 어렵사리 인준된 이 총리가 참석하는 만큼 언론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바빠지는 건 사진기자의 몫입니다. 좋은 구도를 잡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죠. 회의 시작 1시간여 전부터 기다려야 했습니다.
티타임하는 참석자들
회의 시간인 오전 7시 30분이 다가오자 민주당 의원들과 정부 측 인사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총리도 일찍 도착해 참석자들과 티타임을 하며 회의를 기다렸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으레 나누는 덕담을 마쳤지만 회의는 열릴 기미가 안보였습니다. 참석자들이 스마트폰이나 시계를 만지는 횟수가 늘어났죠. 추 대표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귓속말하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그러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다가와 이 총리에게 귓속말을 건넵니다. 이 총리의 얼굴에 잠시 어색한 표정이 흐르더군요. 그럼에도 정치인 답게 곧바로 밝은 분위기를 이어갑니다. 전달된 메시지는 바로 추 대표가 늦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시계보는 전병헌 수석
또 시계보는 전수석
전 수석은 시계를 보고 또 보며 추 대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참석자들뿐만 아니라 기자도 마찬가지였죠. 기자들 사이에선 “시작하려면 아직 멀었어…”라며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원래 추 대표의 고질적인 지각은 기자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공식 일정마다 늦는 일이 많아서죠. 10여분 지각은 기본입니다. 당 의원 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인터뷰를 이유로 추 대표의 참석이 늦어져 대표 없이 의원 총회를 시작한 적도 있습니다.
참다못한 사진기자들은 추 대표의 상습적인 지각에 항의하는 표시로 민주당 아침 회의 취재를 보이콧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고쳐지는 듯 했던 추 대표의 지각은 도로 아미타불이 된 분위기입니다.
도착한 추미애 대표
결국 추 대표는 15분 정도가 지나서야 느긋한 표정으로 등장했죠. 참석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기념 촬영을 하고서야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참석자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표현도 못한 듯 보였습니다. 기자들 역시 취재를 해야 하는 숙명이기에 한 번 더 참고 자리를 지켜야만 했습니다.
공식 일정의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당 대표. 국민과의 약속은 어찌 여길까요? 시간 약속과는 다르다고 항변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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