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천에서 초등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김모 양(17¤구속 기소). 어릴 때부터 인체 해부학 서적을 즐겨 보고 따라 그렸습니다. 사람을 만나기보단 온라인에서 기괴한 대화를 즐겼고 인육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습니다.
#.3 학교생활에선 머리가 좋다는 얘길 많이 들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SNS(소셜미디어서비스)에 빠져들었죠. 이를 통해 만난 성인들과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습니다.
#.4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김 양의 어린 시절에선 ‘내면의 살인자’를 키워온 여러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찰 조사와 김 양의 법정 진술, 주변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의 성장 과정과 최근 행태를 재구성해봤습니다.
#.5#.6 “내 IQ는 130¤140.” ‘똑똑하지만 독특한 아이.’ 김 양의 학교 성적은 우수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선 “공부 잘하는 아이”로 알려져 있었고 주변 친구들에게 “내 IQ가 130¤140 정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죠. 평소 김 양의 눈길을 끈 것은 인체해부학 서적이었습니다. 김 양이 피해자 시신에서 내부 장기를 적출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 인체 해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7 김 양은 최근까지 19세 이상 관람가인 미국 드라마 ‘한니발’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와 프로파일러의 심리전을 다루죠. 주인공 한니발은 인육 요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로 묘사됩니다.
#.8 공범 박모 양(18·구속 기소)과는 *고어물 관련 이야기를 나눴고 ‘인육 파티’에 대한 언급도 주고받았죠.
*gore物: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고 시신을 훼손하는 영상이나 사진
#.9#.10 범행 당일 김 양은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가며 박 양에게 ‘사냥하러 간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현실에서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을 만나지 못한 김 양에게 인터넷과 SNS는 탈출구였습니다.
‘SNS 친구’를 현실에서도 만나는 등 ‘진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김 양은 온라인과 SNS, 기괴한 드라마 속 세상을 자신의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끔찍하게 변해간 것으로 보입니다.
원본: 위은지·권기범 기자 사진·출처: 동아일보 DB·뉴시스·뉴스1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신슬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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