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와서 확인해보니 지금까지 먹던 약은 당신에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서 빨리 의사를 찾아 다른 약으로 바꿔 처방 받으라고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의료, 4차 산업혁명을 만나다 (김치원·클라우드나인·2016년)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 기술이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낸다는 뜻의 단어다. 최근 이 용어를 언급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이 꼽힌다. 책은 이 기술들이 의료에 적용됐을 경우를 내다본 책이다. 정보통신기술과 만난 의료를 뜻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를 담았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밀 의료’에 있다. 개개인의 유전자 분석을 기반에 두고 최적의 약을 활용하는 맞춤 치료를 의미한다. 정밀 의료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이 책은 ‘1인 임상시험’이라는 낯선 개념을 소개한다.
기존의 임상시험은 수백∼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다. 결과는 통계적인 분석을 통해 평가한다. 임상시험 대상자 중에는 약에 대해 효과를 본 사람부터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다양하다. 1인 임상시험은 특정 약을 특정 양만큼 투여했을 때 개인별 반응을 모두 취합해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수정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위험성이 최소화된다.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필수다.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기기 등으로 정보를 축적하면 환자의 건강 특성인 ‘디지털 표현형(Digital Phenotype)’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으로 개인의 세세한 차이를 반영한 치료가 가능해진다. AI는 분석에 드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준다. 이 기술이 보편화된다면 실시간 임상시험 결과를 통해 “지금 먹던 약을 다른 약으로 바꾸라”는 조언까지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범위는 훨씬 넓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건강 증진을 돕는 것도 포함된다. 지난해 7월 출시돼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린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디지털 헬스케어의 게임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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