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상황의 분수령이 될 이른바 ‘슈퍼 위크’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뒤늦게 미중 핫라인을 가동했다. 북한이 8월 중순 ‘괌 타격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예고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옵션 장전 완료’를 강조하며 “15일까지 지켜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시 주석은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도발 중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시 주석이 중국의 안보 전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8월 말(末) 9월 초(初)’ 위기설을 어떻게든 완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보여준 것.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리언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이라는 평가 속에 중국의 전격적인 개입으로 북-미 간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북핵 사태가 분수령을 맞을지, 아니면 미중 간의 협상 불발로 한반도 긴장 상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밝힌 뒤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워싱턴보다 베이징이 먼저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감안하면 시 주석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핵 해법에 대한 두 정상의 시각차는 여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반면 시 주석은 트럼프에게 “결국 대화와 담판이라는 정확한 해결의 큰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정세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대화를 강조하며 ‘화염과 분노’ 등 트럼프의 강경 발언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통보하며 중국에 보다 강력한 대북 압박을 촉구하고 나섰다. CNN은 이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비롯한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13일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했다. 던퍼드 의장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중국으로 이동해 대북 압박을 촉구할 계획이다.
미 해군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을 괌과 한반도가 있는 서태평양 방향으로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라 타이슨 3함대 사령관은 최근 공해상에서 임무배치 전 훈련 중인 루스벨트함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서태평양 지역에 투입되기 전 실시하는 이번 훈련은 완벽한 임무태세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요코스카항 기지에 머물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함과 미 본토 해상에서 훈련 중인 칼빈슨 항모전단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계기로 한반도 해역에 집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세 척의 항모가 한반도 인근 해상으로 모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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