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일선 법관들 당혹감속 엇갈린 반응
“일부 고참들, 인정 못할 파격인사”… “낮은 기수-젊음이 장점 될것”
박시환 “파격도 필요… 지켜봐야”
김명수 춘천지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의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소식에 법원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전·현직 대법관이 아닌 김 후보자의 발탁은 법원 안팎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였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의 지명이 사법부 세대교체의 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대법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박시환 전 대법관(64·12기)은 김 후보자 발탁을 지지했다. 박 전 대법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수 파괴’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겠지만 국민이 원하는 법원이 되기 위해선 이런 파격도 필요하다”며 “사법부가 ‘제자리 찾기’를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일부 고참 법관 중에는 김 후보자를 대법원장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나올 수 있다”며 일부 고위 법관이 이번 인사에 반발해 용퇴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반면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법원 내에서는 이미 용퇴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취임해도 법원을 떠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법관 경험이 없는 김 후보자가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행사 외압 사건 등으로 촉발된 사법부의 내홍을 수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사법부 문화를 감안하면, 대법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은 김 후보자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내부의 당혹감은 더 컸다. 한 법원행정처 간부는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국제인권법연구회 사태 재조사 등 큰 후폭풍이 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발탁이 사법개혁의 큰 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진보적 성향의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취임하면) 발상 전환을 통해 사법부의 변화 폭이 커질 것”이라며 “개혁을 추진하는 데에는 낮은 기수와 젊은 나이가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법원의 한 소장 판사는 “고루한 이미지가 강했던 사법부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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