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중요한 정보 전달은 뇌가 바쁘지 않을 때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8일 03시 00분


컴퓨터로 보고서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데, ‘백신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라’는 메시지 창이 뜬 상황을 생각해보자. 메시지를 읽고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읽지도 않고 무시하게 된다. 학자들은 이처럼 간단한 작업조차 동시에 수행할 수 없는 것을 인간의 인지능력 한계로 설명해왔다. 이른바 ‘이중과제 간섭현상’이다.

미국 브리검영대 연구팀은 보안 알림 메시지를 무시하는 사용자의 뇌 작용에 초점을 두고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사용해 △보안 메시지가 뇌에서 어떻게 이중과제 간섭현상을 일으키는지 △이중과제 간섭현상으로 실제 보안 메시지가 무시되는지 △이중과제 간섭현상의 영향은 보안 메시지가 화면에 나타나는 시점을 조정함으로써 완화될 수 있는지 등을 살폈다. 이를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일련의 숫자를 암기하라는 과제를 제시하고, 어떤 이들에겐 한창 암기하는 중(이중과제 간섭현상이 높은 환경)에 보안 메시지를 제시했고, 또 어떤 이들에겐 자신들이 암기를 제대로 했는지 복습도 하고 테스트도 해 본 상태(이중과제 간섭현상이 낮은 환경)에서 메시지를 보여줬다.

분석 결과, 연습과 검증을 통해 암기를 모두 마친 사람들은 보안 메시지를 보여줬을 때 지시에 따라 업데이트에 응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암기 도중에 메시지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메시지를 무시했다.

수차례 실험을 통해 연구자들은 이중과제 간섭현상이 중앙 측두엽의 활동을 저하시켜 사람들로 하여금 인지능력의 한계를 경험하게 한다는 걸 입증했다. 그리고 사용자의 이중과제 간섭현상이 낮을 때 보안 메시지를 전달하면 정보보안을 보다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뇌의 작동원리를 연구하고 이해하면, 효과적으로 보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 결과를 보안 분야에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적시에 전달할 정보가 있는 경우,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인지에 대해서도 좋은 단서를 제공한다.

한진영 중앙대 창의ICT 공과대 교수 han1618@cau.ac.kr
#뇌#정보전달#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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