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날 기념사… 24일 임기만료
“재판에 대한 과도한 비난 빈발”… 정치권의 사법부 흔들기 우려 표명
“법원이 행한 재판에 대하여도 건전한 비판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비난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사진)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정치권과 검찰의 ‘법원 흔들기’ 움직임에 대해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양 대법원장은 단호한 표정으로 “(재판에 대한 지나친 비난은) 재판 독립에 대해서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 같은 부당한 시도나 위협에 의연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4일로 6년 임기가 끝나는 양 대법원장은 이날 A4 용지 6장 분량의 기념사에서 ‘사법권 독립’을 9차례, ‘국민’을 7차례 언급했다. 국회와 행정부에 맞서 재판의 독립을 지켜내는 일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는 취지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권 독립의 최우선적 가치는 정치권력이나 외부세력 등으로부터 어떠한 부당한 간섭이나 영향력도 배제한 중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의 발언은 최근 정치권과 검찰이 법원의 판결과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일들을 겨냥한 것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돼 복역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73)가 지난달 23일 출소하자 여당은 “기소도, 재판도 모두 잘못됐다”며 검찰과 법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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