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명 평균 연봉 5026만원 달해
일각 “돈 받는 거수기 역할” 비판에… 2000만원 초과액 15% 발전기금 적립
서울대 행정대학원 소속 A 교수는 올해 기업 2곳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 기업들로부터 사외이사 직무수행비로 받은 연봉은 1억4400만 원. 서울대 정교수 평균연봉(1억441만 원)보다 많은 돈을 사외이사 활동으로 벌어들였다.
서울대 경영대 B 교수도 올 들어 기업 2곳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1억28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생활과학대 소속 C 교수도 2개 기업의 사외이사 활동의 대가로 1억2800만 원을 받았다.
2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동섭 의원(국민의당)이 서울대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서울대 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활동 상황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 총 2014명 가운데 120명이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투잡’을 뛰는 교수의 사외이사 평균 연봉은 5026만 원으로, 지난해 4730만 원보다 300만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과대별로는 공과대학(원) 소속 교수가 2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영대학(원) 28명 △의과대 11명 △사회과학대 10명 순이었다. 서울대는 규정상 교수 1인당 기업 2곳까지만 사외이사직을 맡을 수 있는데,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교수 가운데 기업 2곳에 소속된 교수는 총 21명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서울대 교수들의 사외이사 활동이 학자의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영리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서울대 교수 사외이사 대부분이 소속 이사회에 100% 찬성표를 던지는 등 ‘돈 받는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지침을 개정해 올해부터 사외이사가 연봉 2000만 원 이상을 받을 경우, 초과 금액의 15%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도록 했다. 이를 통해 서울대는 올 8월까지 5억3000만 원 이상의 학교발전기금을 적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사외이사 견제 장치마저 학교의 곳간을 채워주는 도구로 변질된 상황”이라며 “교수들의 기업 견제 역할을 바로 세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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