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부 경남 감독 “클래식서 버티기, 일단 선수에게 맞춰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7일 03시 00분


K리그 챌린지 우승 경남 김종부 감독
“지난해부터 다져온 수비가 힘 발휘… 급한대로 미드필더 자원부터 보강”

14일 K리그 챌린지(2부) 1위를 확정한 뒤 활짝 웃고있는 김종부 경남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4일 K리그 챌린지(2부) 1위를 확정한 뒤 활짝 웃고있는 김종부 경남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예견된 일이었다.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 경남이 14일 안방에서 서울 이랜드를 꺾고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챌린지 1위를 확정했다. 2014시즌을 마치고 강등된 뒤 3년 만의 복귀다. 김종부 경남 감독(52)은 경기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사양했다. 지난주 심장마비로 사망한 조진호 부산 감독을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

경남은 3년 전만 해도 엉망인 팀이었다. 2015년에는 심판 매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징계(승점 10점 감점, 벌금 7000만 원)를 받았다. 경남 통영 출신이자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 김 감독이 팀을 맡은 게 2015년 말이었다.

올해 개막을 앞두고도 경남을 우승 후보로 꼽은 다른 팀 감독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경남은 3월 5일 아산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월 24일 성남과의 경기까지 챌린지 역대 최다인 18경기 무패(12승 6무) 행진을 벌이며 선두를 질주해왔다.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다져온 수비가 힘을 발휘한 것 같다. 선수들이 합심해 잘 따라와 줬다”고 말했다.

올해 클래식 승격 팀 강원은 상위 스플릿을 확정했고 대구도 잔류가 유력하지만 이전까지 승격 팀은 곧 강등되기 일쑤였다. 김 감독이 우려하는 것도 그 부분이다.

“솔직히 지금 전력으로는 클래식에서 버티기 어렵다. 강원처럼 파격적으로 지원을 받기는 어려워도 최소한의 ‘비빌 언덕’은 있어야 한다. 사람도 허리가 중요한 것처럼 우선 미드필더 자원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경남은 1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우승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기호 대표이사는 “클래식은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에 경남도, 도의회와 함께 메인 스폰서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의 우승에는 지난해 말 데려온 말컹(23)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 김 감독의 지도로 일취월장한 말컹은 32경기에서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예약한 상태다. 김 감독은 “무엇보다 말컹 본인이 적응을 잘해 줬다. 임대 선수로 데려와 올해 중반 3년 계약으로 완전 영입을 했는데 클래식에서도 통할 선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목표는 일단 ‘버티기’다. 첫 시즌 잔류에 성공하면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의 경남은 기본적인 작전에 충실한 팀으로 내가 구상하는 과감한 축구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래도 클래식에서 살아남으려면 선수들에게 맞는 축구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내 축구를 할 날도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k리그 챌린지#김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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