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에 직보 의혹’ 추명호 긴급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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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직권남용-정치관여 혐의”… 우병우 재수사 가능성 높아져
추선희 前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영장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사진)을 17일 새벽 긴급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추 전 국장을 전날(16일) 오전 소환해 조사하던 중 오전 2시 10분경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추 전 국장에 대해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국내 정보파트 사회팀장으로 근무하며 일명 ‘박원순 제압 문건’과 ‘반값 등록금 운동 차단 문건’ 작성,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TF)’ 활동 등 국정원법이 금지한 정치관여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른 혐의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을 발판으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에 대한 수사도 재개할 계획이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우 전 수석에게 국정원 정보를 ‘비선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개혁위)는 “우 전 수석이 처가 주식 매각 등으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에 오르자 추 전 수석이 관련 동향을 우 전 수석에게 두 차례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추 전 국장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을 적극적으로 비호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개혁위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2014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최 씨와 미르재단 등에 관련된 첩보 170건가량을 보고받았다. ‘최 씨의 남편 정윤회 씨(62)가 실세’라는 내용의 청와대 문건이 유출됐던 2014년 12월 추 전 국장은 ‘진짜 실세는 정 씨가 아니라 부인 최 씨’라는 내용을 보고받았다. 또 다른 보고서에는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이 최 씨의 개인 트레이너라는 내용 등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추 전 국장은 이를 국정원장 등에게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다. 개혁위는 추 전 국장의 이 같은 행동이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추 전 국장은 검찰 조사에서 최 씨 관련 보고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과 명예훼손,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 전 총장은 국정원과 공모해 친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그 과정에서 배우 문성근 씨(64)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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