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때 국정원, CJ 이미경 부회장 ‘친노의 대모’로 지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2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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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을 ‘친노의 대모’로 지목하며 CJ의 사업 확장을 견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3년 8월 27일 ‘CJ의 좌편향 문화사업 확장 및 인물 영입 여론’이란 제목의 청와대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CJ 좌경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친노의 대모’ 역할을 해 온 이미경 부회장이 회사의 좌성향 활동을 묵인·지원한 것”이라고 꼽았다. 또 “국가정체성 훼손 등 정부에 부담요인이 되지 않도록 CJ측에 시정을 강력히 경고하고, 과도한 사업 확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이 제작한 영화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보고서에 담았다. ‘살인의 추억’, ‘공공의 적’, ‘도가니’ 등은 공무원과 경찰을 부패 무능한 비리집단으로 묘사하고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입한다고 평가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베를린’은 북한의 군인·첩보원 등을 동지나 착한 친구로 묘사해 종북 세력을 친근한 이미지로 오도한다고 했다.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저항 운동을 부추기며, 1000만 관객을 모은 ‘광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도록 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간접 지원했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개혁위는 또 국정원이 2014년 3월 19일 ‘문예계 내 좌성향 세력 현황 및 고려사항’이라는 청와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5개 단체, 249명의 문화계 인사들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보조금 지원 대상 등에서 배제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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