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시진핑 만나 “梅經寒苦(매경한고)”… ‘겨울 이겨낸 매화처럼 번창’ 메시지
추궈훙 中대사도 9월 靑 방문때 김정숙 여사에 홍매화 그림 선물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매경한고(梅經寒苦)라고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중국 사자성어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도중 갑자기 매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오늘 시 주석과의 회담이 그동안 움츠러져 있던 양국 간 정치,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의 협력들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중 관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드리운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을 맞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시 주석도 붉은색 넥타이였다.
시 주석은 회담 초반 두 차례나 “잘 들리십니까”라며 문 대통령이 착용하고 있던 통역기 상태를 확인하는 배려를 보였다. 통역기가 제대로 장착되기 전에 발언을 시작했기 때문인데 시 주석은 통역기 상태를 확인하고선 “네 좋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라며 이미 했던 인사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한중 관계에서 매화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도 9월 김정숙 여사를 만나 홍매화 그림을 선물했다. 8월 김 여사는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해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전시회를 관람했고, 이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추 대사는 9월 청와대를 찾은 것이다. 추 대사는 이 자리에서 홍매화가 담긴 그림을 선물하며 “중국에서는 매화에 몇 가지 뜻이 있다. 첫 번째는 기품을 상징하고, 두 번째는 강인함을 상징한다. 추운 날씨에 꽃이 피기 때문에 그런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매화를 언급한 것도 이 에피소드와 무관치 않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김 여사의 전시회 관람이 중국에 우리의 진정성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매화를 언급한 것도 양국의 진심을 나누고, 어려움을 딛고 양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