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난민보호 강화’ 찬반 엇갈려
“난민협약 지키고 처우 보장해야”… “정치외교적 문제도 따져봐야”
난민 심사의 공정성은 강화해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난민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인도주의 관점에서 난민 수용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난민 수용으로 사회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의 정세 불안으로 난민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이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단체의 주장이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난민 보호 수준은 세계 100위 안팎이다. 국제적 위상을 생각할 때 난민 보호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변호사는 “유엔 난민협약의 취지에 부합하게 난민을 심사하고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민 수용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反)난민 정서와 무관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반이민 행정명령을 시행해 모든 난민의 입국을 120일간 제한했다. 적극적인 난민 포용책을 펼쳤던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반난민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 정치세력들이 최근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최근 프랑스, 독일 등에 난민으로 입국한 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이 테러를 일으키면서 난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난민 수용률을 높이는 건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훈 강원대 난민연구센터장(정치외교학과 교수)은 “난민 신청자가 실제 난민이라면 인정하는 게 맞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난민 수용은 단순히 인도적 문제가 아니다. 국내 이민자 문제, 외교적 문제, 국제 정치 문제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반면 재정착 난민(해외 난민캠프의 한국행 희망자)들을 심사를 거쳐 수용하거나 분산 수용하는 노력은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붕괴해 탈북 난민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으로 쏟아져 나올 경우를 고려해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난민 수용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 변호사는 “탈북 난민이 대량 발생할 경우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문제가 된다”며 “우리가 난민을 지원해야 그런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에 ‘북한 난민을 더 받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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