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키보드 치는 소리만 들릴 만큼 고요하던 기자실에 탄식이 메아리쳤다. 고다이라 나오(31·일본·사진)가 레이스 도중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였다.
고다이라는 3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1000m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2분05초88을 기록했다. 20명 가운데 최하위였다.
앞선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연이어 500m와 1000m 우승을 휩쓴 고다이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였다.
마지막 10조에서 인코스로 뛴 고다이라는 200m까지 완벽한 질주를 선보였다. 200m 통과 기록은 17초35. 네덜란드의 한 기자는 “1000m 세계 기록의 200m 통과 기록(17초64)보다 앞섰다”며 흥분했다. 하지만 고다이라는 200m 통과 후 곡선 주로를 돌고 직선 주로로 접어드는 순간 왼발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펜스에 부딪혔다.
경기 후 고개를 숙인 채 스케이트를 벗은 고다이라는 공동취재구역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고다이라는 펜스와 충돌하면서 왼쪽 다리에 작은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는 “목에도 통증이 올 수 있지만 걱정할 만한 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다이라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최근 상승세를 타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지만 이날 실수가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특히 이번 대회 장소는 고다이라가 2월 개인 최고 기록(1분12초51)까지 세웠던 곳이라 충격이 더 커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