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록증 위조 특별전형 지원
대부분 정원外 선발… 미달 악용
교육부, 전국 4년제大 전수조사
장애가 없으면서도 장애인등록증을 위조해 4년제 대학의 장애인특별전형에 합격한 입시부정 사례를 교육부가 다수 확인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장애인특별전형 부정입학을 노린 공문서 위조 사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21일부터 전국 4년제 대학의 모든 장애인특별전형 합격자 서류에 대한 사실관계 전수조사에 나선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장애인등록증을 가짜로 만들어 장애인특별전형에 합격한 사례가 여럿 있다’는 제보를 받고 해당 대학의 관련 서류의 진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제보는 사실로 드러났다. 해당 학생들이 제출한 장애인등록증은 행정기관이 발급한 적 없는 가짜 공문서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은 수험생이 제출한 입시 관련 공문서를 당연히 진본이라 믿고 입시를 진행했다. 각 공문서의 진위를 이중으로 확인하진 않는다”며 “이 같은 허점을 노려 입시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애인특별전형의 경우 일반전형보다 경쟁률이 현저히 낮아 합격이 쉬운 점을 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학들은 학과별로 장애인 등 특수교육대상자를 정원 외 선발인원으로 관리해 따로 뽑는다. 한 예로 서울 지역 인기 대학 중 하나인 A대 B학과의 경우 지난해 입학정원은 총 36명으로 일반전형 경쟁률이 14 대 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정원 외로 10명을 선발하는 장애인특별전형은 미달이었다. 대부분 대학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현재 ‘고른기회전형’이나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과 같이 특수교육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에 지원하려면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의해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거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등에 의해 상이등급자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 등록 여부는 서류를 통해 증명하게 되는데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이 서류 자체를 조작한 경우다.
대학가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 등급은 1급부터 6급까지로 나뉘는데 대학마다 지원 허용 기준이 다 다르다”며 “중증 장애만 허용하는 경우에는 가짜 장애인을 비교적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경증인 6급까지 허용하는 경우에는 진위를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예컨대 서울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은 비교적 경증 장애에 해당하는 장애 4∼6급의 장애인특별전형 지원을 허용하지 않고 중증 장애인 1∼3급까지만 지원을 허가한다. 서류를 위조해 지원했더라도 면접 등에서 가짜 장애 여부를 눈치 챌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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