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인사들이 안타까워했던 건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이자 최고 컬렉션을 갖춘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이 긴 동면(冬眠)에 들어간 것. 홍라희 관장이 3월 사퇴한 뒤 리움의 기획전은 올스톱됐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 명예회장은 “최근 중동 산유국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세계적 미술관을 유치하고 공격적으로 미술품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리움의 미술관 기능 축소는 국가 브랜드 가치에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천경자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둘러싼 위작 논란은 체계적 감정제도가 부족한 한국 미술시장의 후진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수 조영남 씨로 인해 작품 대작 관행 논란도 촉발됐다.
희망도 있다. 미술계에도 ‘한류 바람’이 분 것.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퐁피두센터는 이응노 화백의 전시를 직접 기획해 9∼11월 열었다. 글로벌 경매시장에서는 김환기와 단색화로 대표되던 한국 미술이 김창열 오수환 등 다양한 추상작가로 범위가 확대됐다. 국내 최대 미술품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의 5월 홍콩세일에선 백남준의 ‘수사슴(Stag)’이 약 6억6000만 원에 팔리며 작가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에선 김구림 이승택 이건용 오세열 등 원로작가들을 재조명한 전시, 송창 황재형 등 민중미술 전시, 서울시립미술관의 ‘자율진화도시’ 등 건축 관련 전시도 활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