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영업이익이 10년 전 수준으로 폭락했다. 통상임금 관련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내외 판매 부진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기아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갖고 2017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622억 원으로 전년(2조4615억 원) 대비 73.1%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 이후 약 8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 선이 무너졌다.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약 1조 원의 비용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통상임금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익이 1조5350억 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16년에 비해 37.7% 하락한 수치로 수익성이 가파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53조5357억 원으로 1.6% 성장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7%에서 1.2%로 떨어졌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400억 원, 9680억 원으로 60% 넘게 하락했다. 차량 판매대수는 국내와 해외 모두 부진했다. 10.3% 줄어든 270만7717대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의 경우 51만8474대로 2.7% 감소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승용 차종 판매가 감소했지만 스토닉과 니로, 쏘렌토 등 RV 차종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감소폭을 줄일 수 있었다. 해외 판매량은 218만9243대로 11.9% 하락했다. 특히 중국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공장 판매(17.8%↓)가 크게 감소해 실적을 끌어내렸다. 중국 판매는 65만7000여대에서 39만5000대 수준으로 40%가량 줄었다.
4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액은 0.7% 늘어 13조57억 원으로 기록됐고 영업이익은 43.2% 감소한 3024억 원으로 나타났다. 원화 강세와 고정비 증가가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기아차 측은 설명했다. 분기 차량 판매대수는 20.3% 줄어든 69만9093대로 부진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를 내수 52만대를 포함해 총 287만9000대로 잡았다고 전했다. 신차의 경우 K3를 1분기 내 국내 선보이고 플래그십 세단 K9을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K5와 스포티지, 카니발 등 주력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과 신형 쏘울 등을 선보여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경쟁력 있는 신차와 RV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기에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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