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 사회적 가치 창출 연구재단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8일 03시 00분


최태원 회장 경영 철학 뒷받침
국내 첫 사례… 상반기 발족 예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연구하기 위한 연구재단 설립을 추진한다. 최 회장이 SK그룹을 통해 실현하려는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연구원 설립은 국내 재계에선 첫 사례다.

연구원의 명칭은 ‘사회적기업연구원’(가칭) 재단법인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고, 측정 방식을 연구한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창출해내는 사회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상할 수 있도록 한 ‘사회성과 인센티브(SPC·Social Progress Credit)’ 제도를 좀 더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사회적기업연구원 재단 출연금은 SK그룹이 전액 부담한다. 올해 상반기(1∼6월)에 공식 발족할 예정이며 현재 외부 자문교수 영입 등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회 ‘사회적가치 창출TF’ 핵심 구성원들도 사회적기업연구원 활동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기업연구원 재단이 출범하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행복나눔재단’, 국내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저소득층 자활 자금을 지원하는 ‘SK미소금융재단’에 이어 SK그룹의 네 번째 재단이 된다.

최 회장은 “돈만 벌어서는 더 이상 기업이 생존할 수 없다.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야 지속 경영이 가능해진다”며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해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SK그룹 4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창출 본격화’를 꼽았다.

사회적기업연구원은 최 회장이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퍼즐이나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곳에 더 많은 투자금이 몰리고 △대기업, 공공기업 등이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입하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 등을 선순환 구조의 필수 요건으로 강조해왔다.

지난해 SK그룹이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펀드를 결성해 투자자로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참여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인 ‘사회적 기업 전문사모투자신탁1호’를 결성했다.

현재 SK그룹 각 계열사들은 나름의 사회적 가치 평가 지표를 개발하기 위한 TF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연구원은 각 계열사가 만든 평가방식이 합리적 과정을 통해 산출됐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등을 연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sk#사회적가치#최태원#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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