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5시 3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km 지점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11월 15일 규모 5.4 포항 지진의 여진으로 분석했다. 포항 본진 이후 90여 차례 이어진 여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포항 시민들은 지난 강진의 후유증 속에 겨울을 나고 있다. 이재민 320여 명도 여전히 임시구호소 텐트에서 생활 중이다. 석 달 만에 되살아난 지진 공포에 포항을 비롯한 경북 일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포항은 지난해 12월 25일 규모 3.5의 여진을 끝으로 여진 소강상태를 보였다. 기상청도 포항의 지반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달 들어 잦아지더니 이번에 최고 여진 규모를 경신했다. 여진은 통상 시간이 흐르면 발생 빈도와 규모가 감소한다. 포항 지진 석 달 만에 최대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진의 패턴과 포항의 땅 밑 상황에 대한 정밀 조사가 시급하다.
앞서 6일 대만 동부 화롄에서 발생한 규모 6.0의 강진으로 17명이 숨지고 280명이 다쳤다. 지진은 기술과 조기경보 등으로 극복할 수 있는 재난이다. 하지만 대만 강진에서 보듯 방재 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대형 재난을 부를 수 있다. 어제 지진 발생 뒤 기상청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7분 가까이 늦었다. 행정안전부 재난문자 전송시스템의 오류 탓이었다. 정부의 초동 대처가 허술하면 국민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 지진 대책도 더 늦기 전에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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