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신청자 수십명 日기지로 대피… 이번엔 100여명 수송기로 美 보낼듯
“북미대화 앞두고 北에 경고” 분석
주한미군이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주한미군 외에 한국 내 미국 민간인을 해외로 신속히 대피시키는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비전투원 소개(疏開) 훈련(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을 다음 달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사상 최초로 미 본토로의 대피 훈련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주한미군과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다음 달 16∼20일 상반기 비전투원 소개 훈련인 ‘포커스트 패시지’를 실시할 예정이다. 주한미군은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주한미군 가족, 군무원, 미국인 민간인 중 지원한 수십∼100여 명을 수송기 등을 이용해 해외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진행해왔다. 국내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20만 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에도 하반기 소개 훈련인 ‘커레이저스 채널’을 실시한 바 있다.
통상 이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거나 한반도 정세의 심각성에 따라 주일미군기지 등으로 실제로 대피하며 대피 절차를 숙달하는 형식으로 실시된다. 지난해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 때는 민간인 신청자 수십 명을 주일미군기지로 보냈다.
특히 다음 달 실시될 훈련은 1994년 이 훈련이 실시된 후 최초로 신청자 100명 안팎을 미국 본토로 보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조지는 “미군이 한반도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철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이번엔 신청자들을 미 본토까지 대피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이 사상 최초로 미 본토까지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일각에선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가능성까지 가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을 완전히 신뢰하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북한에 북-미 정상회담이 엎어지면 곧바로 전쟁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자 소개 훈련의 강도를 오히려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관련 계획(한국 내 비전투원 소개 계획)이 진전을 이루고 있고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며 소개 훈련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