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대 환자 4년 새 두배로 급증… 커피 등 가공식품 섭취가 주원인
심혈관 질환-당뇨 등에도 영향… 임신부가 앓으면 조산 우려도
구강 내 꾸준한 세균 관리가 핵심… 마모제 적은 치약 사용해야 효과
젊은 ‘잇몸병’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주질환 및 치은염 환자는 2012년 865만2720명에서 2016년 1425만437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중 20, 30대 환자는 같은 기간 208만5374명에서 405만8754명으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의료계가 정한 ‘잇몸의 날’(매년 3월 24일)을 계기로 치주질환 예방법을 알아봤다.
○ 소리 없이 찾아오는 ‘잇몸병’
일명 ‘잇몸병’인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 조직의 염증으로 잇몸(치은)과 치아를 지지하는 뼈(치조골)가 파괴되는 증세다. 흔히 ‘풍치’라고 부른다. 잇몸에만 염증이 있으면 ‘치은염’, 잇몸뼈까지 염증이 진행되면 ‘치주염’이다.
원인은 구강 내 세균이다. 세균은 치아 면에 끈끈한 얇은 막, 즉 플라크(치태)를 만든다. 치태가 제거되지 않으면 점차 나쁜 독소를 만들어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치태는 칫솔질을 통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타액 내 칼슘이온 등과 결합해 단단한 덩어리인 ‘치석’이 된다. 치석 표면에는 치태가 더욱 쉽게 부착돼 잇몸 염증을 가중시킨다. 결국 치조골까지 파괴돼 치아를 잃게 된다.
무엇보다 치주질환은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양치질을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입냄새가 심해지고 잇몸이 부어오르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치주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강경리 치주과 교수는 “예전에는 치아 청결을 돕는 섬유질 식품을 주로 섭취해왔지만 이제는 육류, 가공식품, 단 음료나 커피 섭취가 늘면서 젊은층에도 치주질환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확한 양치질로 치주질환 예방
문제는 치주질환이 잇몸 건강을 잃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뇨, 심혈관 질환, 조산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치주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치주질환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염증성 물질이 생성돼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는 탓이다.
심혈관계 질환도 마찬가지다. 입 속의 세균이 혈류 속으로 들어가 심장동맥의 지방질 플라크에 붙어 핏덩어리를 만든다. 핏덩어리는 정상적인 피의 흐름을 막아 심장발작 가능성을 높인다. 서울아산병원 김수환 치과 교수는 “임신부가 치주질환을 앓으면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확률이 7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이다. 치태를 제거하려면 양치질 횟수보다는 ‘정확하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겉으로 쉽게 보이는 치아 면 외에 혀 쪽의 치아 면, 치아 사이, 침샘과 가까워 치석이 잘 생기는 앞니 안쪽 면 등도 섬세히 닦아야 한다.
칫솔은 잇몸과 치아의 경계 부위에 45도 방향으로 위치시킨다. 솔이 치아 뿌리에 닿을 정도로 칫솔을 깊이 넣는다. 이후 약간 잇몸 쪽으로 칫솔을 누르고 칫솔을 회전하듯 진동시킨 후 치아가 난 방향으로 돌리며 닦아준다. 칫솔은 솔 끝이 둥근 나일론 제품이 좋다. 칫솔 머리 크기는 어금니 2, 3개 정도를 덮는 제품이 적당하다. 칫솔은 3개월에 한 번씩 교환해야 한다. 칫솔질 외에 치실과 치간칫솔을 이용해 잇몸 사이, 잇몸이 내려가 치아 사이가 벌어진 부분의 음식물을 제거하는 것도 치주질환 예방을 돕는다.
치약은 어떤 제품이 좋을까? 치석이 빠르게 생긴다면 마모제가 많이 포함된 제품을 고른다. 반면 치주질환을 겪어 잇몸이 내려간 경우에는 마모제가 적은 치약이 적절하다.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도 3∼6개월마다 받는 등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계승범 치과 교수는 “치주질환은 구강 내 세균이 원인이므로, 계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나빠진다”며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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