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2조 원을 맡아 관리할 시(市)금고 공개입찰에 들어간 서울시가 시에 수익을 더 많이 배분하는 금융사를 우호적으로 평가할 방침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날 서울시와 금융계에 따르면 시는 선정 기준에서 기존 ‘수납시스템 기술안정성’ 항목의 배점 비율을 많이 낮추는 대신 ‘평잔(평균잔액) 금리’와 ‘협력사업비’ 비중을 높였다. 시금고 평잔에 높은 이자율을 책정하고 은행이 저소득층을 위한 자금으로 시에 제공하는 협력사업비가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얘기다.
시 안팎에서는 선정 기준 변화에 대해 “기존 시금고인 우리은행이 이런 부분에서 미흡했다고 시가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103년간 서울시 일반·특별회계와 기금을 관리해 왔다. 올해 처음으로 30조 원대 회계를 관리할 1금고와 2조 원대 기금을 관리할 2금고로 나눠 선정한다.
공개입찰의 최대 관심사는 시 수납시스템을 구축한 우리은행이 받을 ‘가점’이다. 4년 전 입찰 때는 우리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와 협력사업비를 제시한 금융사는 수납시스템 안정성 항목에서 뒤떨어져 낙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정기준 항목의 배점 비중을 동등하게 맞춘 데다 시가 수납시스템 관련 시스템 정보와 기존 수납자료를 모두 공개할 방침이어서 기술 문제는 작다는 관측이 많다. 시 관계자는 이날 “준비 기간 6개월이면 (다른 금융사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기술자문을 받았다. 시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금융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입찰설명회에는 우리 신한 KB국민은행 외에도 NH농협 축협 IBK기업은행이 참여했다. 입찰 결과는 다음 달 발표된다. 선정된 금융사는 내년 1월부터 4년간 시금고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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