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의원 임기말 3억원대 후원금 소진… 연구모임에 ‘셀프 기부’뒤 소장 맡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당, 김기식 정치자금 자료 공개… 동료의원 후원-보좌진 나눠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를 앞둔 5개월간 정치 후원금을 3억7000만 원이나 ‘땡처리’ 하듯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은 “정치자금법 취지에 벗어난 사적 경비, 부정한 용도로 사용됐다”며 신속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11일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2016년 5월 29일)를 10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연구단체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 원을 연구기금 명목으로 한꺼번에 계좌이체 했다”고 말했다. 더좋은미래는 김 원장이 소속됐던 민주당 초·재선 의원 모임이다.

한국당이 공개한 김 원장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부에는 더좋은미래 사무실이 김 원장의 의원 사무실 주소인 국회 의원회관 902호로 돼 있다. 더좋은미래는 김 원장이 임기 만료 뒤 소장을 맡은 더미래연구소로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김 원장이 더좋은미래에 ‘셀프 후원’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동료 의원 등에게도 후원금을 돌렸다. 그해 3월 25일부터 일주일간 같은 당 남인순 박홍근 의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등 3명에게 200만 원씩을, 우원식 김현미 이학영 의원 등에게 100만 원씩 총 16명에게 모두 2000만 원을 후원했다. 임기 만료 9일 전에는 보좌진 6명에게 200만∼500만 원씩 2200만 원을 지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별금 형식의 퇴직금은 개인 계좌를 통한 지출은 무방해도 정치자금 계좌에서 이체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치자금 수입·지출부에 따르면 김 원장은 임기 만료를 앞둔 5개월간 3억7000만 원을 동료 의원 후원, 보좌진 퇴직금, 해외 시찰 등에 사용했다. 임기 만료 이후 소속 당인 민주당에는 405만 원을 계좌로 이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임기 만료 시 남은 정치자금을 소속 당이나 국고로 반납해야 한다.

한편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신고한 재산은 2013년 4억7730만 원에서 2016년 12억5630만 원으로 늘어났다. 정치 후원금 계좌의 3억여 원을 빼더라도 4억 원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홍정수 hong@donga.com·박훈상 기자
#김기식#정치 후원금#정치자금#자유한국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