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통해 공습 거듭 경고
“러시아, 시리아 보호하려 격추 시도? 가스살인 짐승과 파트너 되지말라”
美-佛-英, 안보리 결의 무산에 강경… 화학무기 시설 등 군사응징 논의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동참 시사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주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부결되면서 서방 주요국들의 군사작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독자적으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타격했던 1년 전과 달리 동맹국인 프랑스, 영국 등과 공조해 광범위한 타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시리아를 겨냥해 발사되는 모든 미사일을 러시아가 격추하겠다고 다짐했다. 러시아, 준비해라. 왜냐하면 (시리아로 향하는) 그 미사일들은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하게 날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국민(시리아 국민)을 죽이고 이를 즐기는 ‘가스 살인자 짐승’과 파트너가 돼서는 안 된다!”고 써 공습이 머지않았음을 경고했다. AP통신 등 외신도 이날 미국 관료를 인용해 미국과 프랑스, 영국이 이르면 이번 주말 군사공격을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군 사령부와 통제본부, 화학무기 시설이 있는 지역 등 공습 목표와 범위를 놓고 3국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습의 파괴력은 1년 전보다 훨씬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 시리아 정부군이 사린가스를 사용한 것이 확인되자 시리아 샤이라트 비행장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쏟아부었다. 예상치 못한 과감한 공격에 미국 내 트럼프의 지지율이 급반등했지만 아사드 정권의 추가적인 화학무기 공격을 예방하겠다는 목표는 결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과 달리 9일 오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24∼48시간 이내에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일회성 공격으로는 이미 경계 태세에 돌입한 시리아 정부군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니컬러스 히러스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와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에 충분한 고통을 안겨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신호를 보내려면 더 많은 표적을 타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마호크 미사일 60기가 실린 ‘도널드 쿡’ 미 해군 구축함은 9일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에서 시리아로 향했다. 지난해 시리아 공습에 참여했던 포터함도 수일 내 시리아 해역에 도착하며 해리 S 트루먼 항공모함 전단까지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 프랑스와 영국은 이번 공습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군사행동에 나설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 영국과 전략적·기술적 정보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며칠 내로 결정 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저장고로 의심되는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서방의 공습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영국 정부도 성명을 통해 “시리아 사태는 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며 화학무기 사용을 전 세계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대응해야 한다는 데 영국과 미국의 두 정상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서방국들은 이번 공습의 목표물을 러시아에 사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지난해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 당시에도 러시아에 사전 통보했다. 이번 공습의 강도가 1년 전보다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은 러시아와의 전면적 충돌로까지 확대되는 건 원치 않는다.
한편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할 기관을 새로 설립하자는 내용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10일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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