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에 대한 의혹에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청와대가 연일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의원의 두 차례 기자회견에도 의혹이 계속되는 데다, 청와대가 백원우 민정비서관과 김 씨의 접촉 시기나 경위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인상을 주고 있어서다.
청와대는 17일 김 씨가 주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한 A 변호사를 백 비서관이 청와대 연풍문 2층에서 만난 시기가 전날 밝힌 ‘3월 초’가 아니라 ‘3월 말’이라고 수정했다. 이유는 백 비서관 ‘기억의 착오’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는 A 변호사가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올 3월 28일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인사 추천이 있었으므로 만나자는 연락이 와 40분간 일본과 관련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눈 게 전부다. 인사 검증에 동의하거나 별도 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밝힌 직후다.
청와대는 백 비서관이 A 변호사를 만난 성격도 인사 검증 차원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전날과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이 역시 A 변호사의 설명과 같다. “(김 의원으로부터) 신고가 와서 상황 파악을 위해 만난 것이다”고 했다. 청와대 측은 전날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생각해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일종의 ‘인사 검증’ 성격으로 볼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A 변호사의 해명에 맞춰 논란의 소지를 줄이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백 비서관이 ‘드루킹’의 반협박성 청탁을 2월 말 김 의원에게서 전달받고도 3월 말에야 A 변호사를 접촉한 점 △접촉 6일 전 드루킹이 경찰에 체포된 점에 대해서는 청와대 민정라인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김 의원에 대한 협박성 발언이 계속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서 김 씨를 구속한 게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백 비서관은 A 변호사를 먼저 만나보고 김 씨를 만나려 했다. 백 비서관은 김 씨가 구속된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백 비서관은 한 달이 지나서야 A 변호사를 접촉한 데 대해 “제가 게을러서 그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김 의원이 첫 해명 때인 14일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 “대선 경선 전 문재인 후보를 온·오프라인으로 돕겠다고 찾아와 알게 됐는데, 무리한 부탁을 해서 거절했다”고 설명한 것도 의문이 남는다. 김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총선 당선 직후인 2016년 중반에 김 씨가 김 의원을 찾아와 알게 됐다고 했다. 또 김 의원이 2016년 가을 김 씨가 대표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불법 댓글 작업 추정 장소)를 방문했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김 씨에게 연결해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에 “두 사람이 단순한 관계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 의원이 김 씨의 불법 댓글 활동을 몰랐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남아있다. 김 의원은 “(김 씨의 구속을 다룬) 이번 언론 보도로 김 씨의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 관련 내용을 처음 봤다. 자발적 지지 그룹이 많아 일일이 활동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김 씨가 대선 캠프 안팎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영향력을 과시하고 다닌 점 등을 비춰 볼 때 김 의원의 해명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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