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직서열(JIS, Just-in-Sequence) 방식으로 완성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모듈사업과 보수용 부품공급을 책임지는 AS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제동과 조향, 에어백, 램프 등 핵심부품사업을 비롯해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친환경 등 미래차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 수소전기차 투싼ix에 세계 최초 연료전지 전용부품을 공급한 바 있다. 작년에는 충북 충주공장에 약 700억 원을 투입해 수조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축하고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모듈(PFC, Powertrain Fuelcell Complete)을 연간 3000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충주공장은 11만㎡에 달하는 대규모 친환경차 전용 생산단지다. 구동모터와 수소연료공급장치, 전력전자부품, PFC 등 친환경차 핵심부품을 생산한다.
회사에 따르면 핵심부품 개발역량은 자율주행기술과 친환경차 기술이 결합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넥쏘(지난 3월 출시)에 적용된 첨단 제동기술인 ‘전동식 통합회생제동시스템(iMEB, 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iMEB는 차량이 감속할 때 구동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에너지 손실을 70%가량 줄일 수 있는 부품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부품업체로는 두 번째로 해당 기술 양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총 109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넥쏘에는 ‘원격 전자동 주차시스템(RSPA, Remote Smart Parking Assistance)’도 탑재됐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빈 공간을 인식하고 스스로 주차 및 출차 하는 기능이다. 차량 전후측방 총 12개 센서가 주차공간을 탐색하고, 변속과 핸들링, 가감속을 차가 스스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회사는 경쟁사 대비 30% 높은 주차공간 인식률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안에 ‘자동 발렛주차’ 기술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자동 발렛주차 기술은 운전자가 건물입구에서 하차하면 자동차와 인프라(주차시설)간 통신기술을 이용해 빈 공간을 찾아 스스로 주차하는 기능이다. 안전 관련 기술 개발에도 공들이고 있다.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를 파악해 차량을 안전한 곳에 자동으로 정차시키는 기술인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CES’에서 공개했다. 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최초의 자율주행기술로 국내외 업계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DDREM은 실내카메라가 운전자 눈깜빡임과 전방주시 여부를 파악하고 전방카메라가 차선유지 여부를 인식해 운전자의 상태를 판단한다. 주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시 갓길이나 졸음쉼터 등 안전한 곳을 찾아 정차해 사고를 예방한다.
통계에 따르면 북미에서 발생하는 졸음운전 사망사고는 연간 6400여 건에 이른다. DDREM이 상용화되면 졸음운전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심박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하고 심정지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차가 자동으로 가까운 병원까지 이동하는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안전 관련 핵심부품인 에어백의 경우 회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선보인 바 있다. 전복사고 시 탑승자가 선루프로 이탈되는 것을 방지해 상해를 경감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SUV 시장을 공략한 기술로 0.08초 만에 선루프에 에어백이 펼쳐진다. 회사는 지난 2002년 에어백을 양산한 이후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 및 승객간 에어백을 공개했으며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개발해 총 11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양산 시작 15년 만에 업계를 선도하는 에어백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전자식 현가(서스펜션) 부품인 ‘전동식 차체쏠림 제어시스템’도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미 제동과 조향장치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현대모비스는 섀시부문 개발에 뛰어든 지 약 15년 만에 업계 선두권 기술을 확보했다. 전동식 차체쏠림 제어시스템은 모터를 이용해 급커브 시 한쪽으로 쏠림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유럽과 일본 등 소수 부품업체만 개발에 성공한 기능이다. 특히 전동식 차체쏠림 제어시스템은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프리미엄 일부 차종에만 적용됐으나 이번 개발로 대중화를 추진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4월부터 레벨3·4 기술 개발차량인 ‘엠빌리(M.Billy)’를 투입해 글로벌 테스트에 돌입했다. 미국 미시간주를 시작으로 한국과 독일 주행시험장과 일반도로에서 기술 평가에 들어간다. 엠빌리에는 현대모비스가 독자개발한 카메라를 비롯해 레이더와 라이더 등 총 25개의 센서가 탑재된다. 올해까지 엠빌리 투입 규모를 10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오는 2022년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시스템 양산을 목표로 정했다.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부문과 핵심부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수주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차 핵심기술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연구개발 부문에 대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오는 2021년까지 핵심부품 매출 대비 투자비용을 1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중 50%는 자율주행 센서를 비롯해 ICT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600여 명 수준인 자율주행 관련 연구인력을 2021년까지 매해 15% 이상 증원할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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