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64·사진)이 1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세 가지를 조언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CBS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과 디테일을 협상하려고 하지 말고, 이 문제로 진을 빼지 말라. 디테일은 이 상황의 모든 뉘앙스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맡겨라”라고 첫 번째 조언을 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대로 첫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모든 게 해결되긴 힘든 만큼, 북-미 정상은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후속 논의는 협상 채널에 넘기라는 의미다. 라이스 전 장관은 “북핵 문제는 다른 나라들에도 중대한 일이란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도 당연히 이 일에 여기에 이해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조언은 주한미군 문제였다. 라이스 전 장관은 “미군 이전 문제에 대해 초조해하지 말라. 미군 병력은 단순히 한반도뿐만 아니라 역내를 전체적으로 안정화시키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북한 정권의 진짜 본질이 뭔지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이 정권은 겨우 얼마 전 미국인(오토 웜비어)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가 VX 신경가스로 말레이시아에서 이복형(김정남)을 살해하기도 했다. 잔혹한 정권이다. 인권 탄압이 일상사이며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죽음의 수용소도 있다. 이 정권의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 1기(2001∼2005년)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2기(2005∼2009년) 때 국무장관을 맡았다. 현재는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적을 두고 있다. 존 볼턴 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07년 펴낸 회고록에서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 등 대북 협상파들이 북한과 이란 정책에서 항복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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