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 판문점 선언 지지성명 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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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협상]靑, 9일 회담서 특별성명 추진
남북미중 4자 논의로 확대 기대, “CVID 내용은 담기지 않을것”
문재인 대통령,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北, 자신의 것 내려놓고 있어”

청와대가 9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특별성명 채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헌법기관장과의 오찬에서 “(북한이)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이낙연 국무총리,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오찬을 갖고 “북한으로선 대단히 큰 위험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있다”며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은 물론이고 풍계리 핵시설 폐쇄 등 사전 조치에 착수하는 등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담은 특별성명 채택을 논의할 방침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별성명은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의 지지까지 더해 구속력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다만 청와대는 특별성명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별성명에는 CVID나 대북 제재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대북 강경 기조를 부각하기 위해 CVID를 성명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더라도, 판문점 선언에 이미 CVID와 유사한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데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사안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자체적으로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판문점 선언 이행 추진위원회’로 전환하고 이날 오후 첫 회의를 가졌다.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추진위원회 위원장도 계속 맡는다.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까지 청와대가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다.

임 실장은 “아직 북-미 회담도 남아 있고, 국제사회와의 교감 이후에 진행해야 하는 경협 등은 아직 전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각 부처 단위로 회담 체계가 자리 잡힐 때까지 추진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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