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성윤모]한국판 아이언맨, 발명 영웅들을 위하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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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특허청장
성윤모 특허청장
“멋진 아이언맨이 될래요.”

필자가 최근 영화관을 찾았을 때 옆을 지나던 아이가 아빠에게 한 말이다. 어린이의 순수한 꿈이라 생각하던 것도 잠시, 이내 마음을 고쳤다. 현실에도 아이언맨과 같은 멋진 발명가가 많이 있고, 그들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마블영화 주인공 1위로 아이언맨이 선정됐다고 한다. 발명가인 그는 자신이 발명한 슈트를 활용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위기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 어쩌면 그 점이 다른 영웅들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와 더 사랑받는 것일 수 있다.

아이언맨이 되고 싶다던 아이처럼 예전에는 어린 학생들이 공상과학영화를 보며 발명가의 꿈을 키웠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특허 출원건수 세계 4위, 국내총생산(GDP) 및 인구 대비 특허출원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식재산 부문의 유엔 상임이사국이라 할 수 있는 ‘IP5’의 지위에 올라 국제 지식재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우리나라를 지식재산 강국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더 멋진 대한민국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 분명해진다. 우리 아이들이 발명가라는 꿈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우리 주변에는 아이언맨처럼 멋진 발명 영웅들이 존재하고 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음을 일깨워줄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우리는 발명 영웅들과 함께하고 있다. 어느 소방관은 고온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 개발에 성공해 한 명이라도 더 구하고자 하는 소방관들의 의지를 실현시켜 줬다. 산림청 공무원은 소화탄 투척이 가능한 드론을 발명하여 산림이나 고층빌딩에서도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했다. 토목공학 교수는 건물 붕괴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구조물 손상 감지기술을 특허 받아 산업 현장에 보급했다. 그동안 잇따른 사고로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던 우리에게 이 발명품들은 무엇보다 혁신적이고 고마운 아이언맨 슈트가 아닐 수 없다.

특허청은 발명 영웅들을 지원하고, 더 멋진 영웅들이 나타날 수 있도록 특허 창출·보호·활용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강한 특허 창출을 위해 특허품질 제고 노력을 연구개발, 특허출원, 심사 등 전(全) 단계로 확대할 것이다. 둘째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을 제대로 보호할 예정이다. 특히 아이디어 탈취에 대한 조사·시정권고 등 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해 중소기업 기술·아이디어 탈취 근절에 적극 앞장설 것이다. 마지막으로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특허바우처와 특허공제 등 스타트업 지원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매년 5월 19일을 발명의날로 지정해 우리 주변의 발명 영웅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발명의날은 가뭄과 홍수로 인해 고통 받는 백성들을 보살피고자 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측우기가 발명된 날로 지정됐다. 올해는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해진다. 발명의날을 맞아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처럼 될 수 있는 발명 DNA가 흐르고 있음을 일깨워줄 수 있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아이언맨이라는 멋진 꿈을 키워나가는 데 힘이 되도록 “너도 할 수 있다”는 힘찬 응원을 해주자.

성윤모 특허청장
#아이언맨#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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