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끌어내는데 핵심적 역할, “중국측 사정” 올해초부터 안열려
트럼프, 北中접경 구멍 경고했지만 中 압박할 무역카드 이미 소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중국 정부가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미국과 중국의 합동 실무회의가 올해부터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22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측 사정으로 올해 들어 최근까지 미중 간 실무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 참가를 발표한 이후 실무회의가 소집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트위터에 “최근 들어 국경에 구멍이 훨씬 더 많이 뚫리고 더 많은 것들이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소문들이 돌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도 미중 실무회의 중단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제재 이행을 집중 점검하는 이 회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제재에도 중국 국경을 통해 은밀하게 북한과의 거래가 이뤄지면서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집요하게 문제 제기를 하자 중국 측의 제의로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다. 이후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2, 3개월에 한 번씩 비정기적으로 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9월 27일 워싱턴 회의가 마지막이었다.
유엔 안보리가 대북 수출입을 금지 또는 제한한 정제유와 석탄, 철, 수산물 등에 대해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고 미국도 위성 관측 등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충실한 제재 이행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북한 대외무역의 95%를 차지하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제재에 동참하면서 결국 북한이 대화 무대로 나오게 됐다는 게 미국의 평가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회가 될 때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협조를 평가해 왔다. 하지만 한반도 해빙 무드의 영향에 더해 중국 정부가 실무회의에서 빠지면서 다시 대북제재에 구멍이 생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압박해왔던 무역카드를 소진해 버린 시점이어서 대북제재를 강화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미중은 두 차례의 협상 끝에 최근 관세 부과 유예 등에 합의해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그동안 거의 매달 대북제재 대상을 발표해 왔던 미 재무부도 2월 이후 석 달째 제재 대상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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