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포커스]롯데타워에서 더 높은곳을 바라보는 M&A 전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03시 00분


㈜현림파트너스

박석전 회장
박석전 회장
㈜현림파트너스 박석전 회장은 업계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린다. 적대적 M&A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 기업의 동의 없이 강행하는 인수·합병’을 뜻한다. 우호적 M&A와 달리 매수자가 대상 기업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뒤에야 전면에 등장하는 적대적 M&A는 단기간에 대량의 주식을 공시하여 매집한다. 우호적 M&A에 비해 고도의 전략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적대적 M&A는 부정적인 측면만이 부각된다. 그러나 박 회장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M&A 전문가가 기업 사냥꾼이라고요? 아닙니다. 오히려 기업 생태계의 감시자이자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본인의 일에 대해 기업 생태계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M&A 순기능 중 하나를 상자의 썩은 사과를 골라내는 일로 비유한다. 특히 자정기능이 없는 기업과 오너그룹은 적대적 M&A를 통해서라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오너 리스크’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행위가 감정적이거나 소영웅주적의 발상은 아니다. “저는 결코 M&A를 통해 기업의 오너가 되거나 경영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흙수저 신입사원도 훌륭한 자질만 가졌다면 얼마든지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는 건강한 기업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기업환경은 혈연, 학연, 지연 등 이미 주어진 요소로 결과가 정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개인, 기업 모두 제대로 성장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결코 자생력을 가진 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박 회장은 최근 실제 갑질 논란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한항공(KAL)을 적대적 M&A 대상으로 정했다고 선언했다.

박 회장은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3조 원쯤 되는데 대한항공 주식은 9인이 33.4% 정도를 소유하고 있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12.6%를 소유하고 있고, 5% 정도의 주식을 취득한다면 임시주총을 열 수 있게 된다. 30%의 주식 달성을 목표로 질주 중”이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는 대한항공 경영진에 대한민국의 하늘길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적대적 인수·합병이 시작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할 터

카네기와 록펠러, 워런 버핏 등을 존경한다는 박 회장은 그 이유를 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꼽는다. ‘사회 환원된 그들의 부’는 아직도 누군가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마치 흐르는 물처럼 자본도 선순환될 때 그 가치가 발현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현림파트너스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숲’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에스큐홀딩스에서 사명을 바꾼 것은 그 의미처럼 많은 지혜로운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기업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우선 다른 기업보다도 당장, 우리 회사부터 능력과 실력이 있다면 누구나 대표이사, 회장이 될 수 있는 기회의 현림파트너스를 만들겠다며 기업을 개인의 소유로 착각하는 일부 재벌, 오너들에게 기업 운영의 모범 사례를 보여줄 것이라 피력했다.

또한 박 회장은 “그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씀처럼 저는 한 그루의 나무지만 푸른 숲이 될 때까지 초록빛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목표는 30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KMP코퍼레이션과 손잡고 의료·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필두로 바이오, 금융, 건설,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림파트너스의 관계자는 “박 회장은 기업과 주주가 상생하는 ‘사람 중심’의 기업을 추구하는 경영인”이라며 “현림을 M&A 전문 투자회사로 키워 한국의 ‘버크셔해서웨이’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림파트너스는 상생과 공존을 화두로 현재 국내외 IB국책 금융기관과 글로벌 투자 파트너 간 다각적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얻어진 수익금으로 자살예방, 사회공헌활동 등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건강한 선순환의 기업생태계를 위해 뛰고 있는 그의 노력으로 실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다시 복원되기를 기대해본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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