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던진 수비에 박수쳤는데… 비디오판독 “공 못 건드려 PK”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03시 00분


후반 20분 주심이 원심 번복… ‘VAR로 PK 결정’ 한국이 세번째

한국과 스웨덴이 0-0으로 누구 하나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있던 후반 16분 57초. 한국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으로 흘러온 공을 처리하기 위해 김민우가 왼발을 뻗었다. 이 순간 마주오던 상대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손이 김민우의 발에 걸려 넘어졌지만, 호엘 아길라르 주심은 “문제없다”고 판단한 뒤 경기를 진행시켰다.

이 판정이 번복된 것은 이로부터 16초가 지난 뒤. 주심은 휘슬을 불러 경기를 중단시킨 뒤 경기장 밖에 마련된 모니터를 확인하러 갔다. 이후 1분여가 흐르고 아길라르 주심은 두 손으로 비디오판독(VAR)을 뜻하는 네모를 그린 뒤 스웨덴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김민우의 왼발은 볼을 건드리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후반 20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스웨덴의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33)가 골대 오른쪽으로 찬 공은 그물을 흔들었다. 스웨덴은 이 골로 한국에 1패(0-1)를 안겼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부터 도입된 VAR에 따른 세 번째 페널티킥 허용국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 월드컵에 카메라 37대를 동원해 △페널티킥 △득점 장면 △퇴장선수 △징계선수 확인 등 4가지 경우에 VAR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16일 호주를 상대한 프랑스에 극적인 승리(2-1)를 안겼던 VAR가 한국에는 독이 되어 날아왔다. 당시 경기에서도 주심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프랑스 공격수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호주 수비수 조시 리즈던의 발에 넘어지자 파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0여 초 뒤 이번처럼 경기를 중단한 주심은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경기 직후 한 외신은 이날 프랑스의 승리를 두고 “과학(VAR)에 힘입은 승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 대회 2호 VAR 페널티킥의 수혜자(?)는 덴마크를 상대한 페루. 하지만 페루의 키커가 볼을 허공으로 날리는 실축으로 이 기회를 날려버리면서 0-1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러시아 월드컵#스웨덴전#페널티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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